"디지털 전환 필수"..은행권, 연초부터 디지털에 올인

신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 진출
우리, 빅데이터 활용해 개인화 마케팅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 모델이 빅데이터 활용 고객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 실시 소식을 전하고 있다.ⓒ우리은행

올해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전환(DT)을 내세운 은행권이 연초부터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더욱 빨라진데다 특히 올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핀테크 및 빅테크 기업들과의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 진출을 위해 커스터디 전문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향후 확대될 고객의 디지털 자산을 외부 해킹, 횡령 등의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는 커스터디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전반에 사업적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투자 파트너사 협력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KDAC와 협력을 통해 기관 투자자 대상 커스터디 서비스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는 은행의 컴플라이언스 능력과 커스터디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안전하고 편리한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특금법 시행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서비스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고객행동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마케팅을 실시 중이다.

기존에 활용했던 고객 인적정보와 거래정보 등 정형데이터와 상담내역(음성), 입출금내역(텍스트), 인터넷·스마트뱅킹 이용내역(로그) 등 모든 채널의 비정형 고객행동정보를 AI로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은 영업점 방문 시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금융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19사태로 디지털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올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하지 않으면 미래의 은행이 지금과 같은 자리르 보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느껴진다”며 “저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지털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며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렸다”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경우 “올해 우리은행이 나아갈 방향은 디지털 우선, 디지털 주도”라며 “전사적 DT를 통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우뚝 서자”고 주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디지털 사업을 둘러싸고 은행권과 핀테크·빅테크 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넘어 경영관리, 조직운영 체계까지 디지털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