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집서 쫓겨날 위기..해운대 불법청약 '선의의 피해' 구제?

이은지 입력 2021. 1. 9. 05:01 수정 2021. 1. 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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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불법 몰랐다면 공급 취소 못하게"개정
개정 주택법, 쫓겨날 41가구 소급 적용 미지수
입주민들 9일 시위 "당첨 취소 말도 안돼"
불법 청약 사태 여파로 쫓겨날 위기에 몰린 부산 해운대구 A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지난 7일 아파트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우동 A아파트 시행사가 불법 청약을 이유로 입주민의 공급 계약을 취소하자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불법 청약 주택인지 모른 채 아파트를 산 주민들이 쫓겨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주택 매수인이 공급질서 교란 행위와 관련이 없음을 소명하면 주택 공급계약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된다. 또 현행 주택법에서 ‘국토교통부와 사업 주체가 부정 청약 등이 있을 때 주택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한 사항을 ‘취소해야 한다’고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A아파트 피해자에게 소급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피해자 구제 여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해운대구청은 해당 아파트 재분양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행사가 재분양을 할 수 있지만, 재분양 승인은 지자체장 권한”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쫓겨날 위기에 놓인 41가구 중 일부 입주민은 지난 7일에 이어 9일 A아파트 앞에서 집회를 연다. 입주민들은 ‘등록세·취득세·재산세 다 내고 4년이 지난 지금 당첨 취소 말이 되냐’, ‘국토부 시행사도 못 걸러낸 부정청약, 선량한 입주민이 몰랐다고 쫓아내나’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에 나선다.

입주민 B씨는 “시행사는 원 당첨자가 불법 청약이기 때문에 재분양한다고 하지만 입주민이 보기에는 시세 차익을 노린 행위에 불과하다”며 “감독기관도 몰랐던 불법 청약을 일반 시민이 어떻게 알아낼 수 있냐”고 하소연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이 아파트는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송봉근 기자

이번 사태는 경찰 수사로 최초 청약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불법 청약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시행사는 불법으로 당첨된 41가구를 상대로 공급 계약을 취소하겠다며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시행사측은 41가구 중 1차로 11가구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가처분신청을 진행한 상태다. 나머지 30가구에는 아직 취해진 조치가 없으나,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행사 측은 “주택법 65조에는 불법 청약에 대한 사업 주체의 취소 권한은 있으나,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불법 청약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공급계약 취소 조치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6년 5월 분양 당시 105㎡(32평형) 기준 5억원 수준이었던 A아파트 시세는 현재 11억원이 넘는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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