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사 빠진 '공룡 경찰' 국민 신뢰 받겠나

2021. 1.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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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20여일 만에 검거된 금은방 털이범이 현직 경찰 간부로 밝혀져 충격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A경위는 지난달 18일 새벽 4시쯤 광주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에 침입해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이제는 실천과 증명의 시간"이라며 "국민 체감 경찰개혁 원년으로 삼아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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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금은방을 털고 특별방역 위반 음주도.. 기강 확립과 혁신 필요

광주에서 20여일 만에 검거된 금은방 털이범이 현직 경찰 간부로 밝혀져 충격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A경위는 지난달 18일 새벽 4시쯤 광주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에 침입해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그는 침입 당시 현장 CCTV를 의식해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렸다. 이어 미리 준비한 도구로 금은방 셔터를 자른 뒤 유리 진열장을 부수는 등 과감하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충남 보령경찰서 B경감은 코로나19 특별방역기간에 밤늦게까지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됐다. 그는 보령시체육회 직원 등 3명과 함께 지난달 31일 밤 10시 40분쯤까지 보령에 있는 한 노래방에서 음주 파티를 벌였다. 시민 신고로 보령시와 경찰 합동단속반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노래방은 문을 닫고 외부 조명도 끈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새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치경찰제를 출범시키고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을 갖는 등 ‘공룡 경찰’로 화려하게 거듭났다.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로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고(수사개시권) 끝낼 수 있는 권한(수사종결권)도 갖게 됐다. 3년 뒤에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는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이제는 실천과 증명의 시간”이라며 “국민 체감 경찰개혁 원년으로 삼아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를 확신으로, 다시 만족과 감동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엄중한 사명이 우리 앞에 있다”고 덧붙였다.

공룡 경찰 수장의 이런 공언은 벌써 허언이 됐다. ‘정인이 사건’은 진행 과정과 이후 행태에서 드러난 무능하고 무책임한 경찰의 업무처리가 국민을 분노케 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결과에 대해서도 권력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경찰 간부들의 잇따른 반사회적 범죄까지 발생하자 국민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시민 안전과 보호에 허점이 있고, 실행하는 경찰의 자질이 떨어진다면 소용이 없다. 공룡 경찰은 허수아비가 될 수도 있다. 경찰은 당장 조직 기강을 확립하고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 또 치열한 내부 혁신을 통해 그야말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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