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비판에 "잘 새기겠다"면서도 할 말 다한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세균 총리가 페북을 통해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비판적인 글을 올린 데 대해 "고맙습니다. 잘 새기겠습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지역화폐를 통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8일 '정세균 총리님 고맙습니다. 주신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북 게시글을 통해 "유례없는 위기상황에서는 재정 여력이 있는 정부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가계를 도와야 한다"며 "과감한 확장 재정정책에 동의하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최근 정 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식을 통해 '지역 화폐를 통한 전 국민 재난 지원금 지급'이라는 정치적 소신을 페북에 거듭 게시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전날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제목으로 페북에 글을 올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이 지사의 주장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는 글을 게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지사가 정 총리가 하지 않은 말로 싸움에 끌어들인다"고 정 총리 페북 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하루 만에 화답한 이 지사는 "존경하는 정세균 총리님"이라고 예를 갖추면서도 "1차는 보편지원, 2차 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는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지사는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님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한다"며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 정권과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 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인사를 대신한다"며 "감사합니다. 총리님"이라며 글을 마쳤다.
각종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정 총리 역시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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