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협상 변수 생겼다..이란, 느닷없이 "美·英 백신 수입금지"
"이란핵합의 복원, 서두르지 않을 것"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8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이란 국영 방송 IRIB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TV연설을 통해 “만약 미국인들이 백신을 생산할 수 있었다면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에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동맹국이라고 덧붙였다. 영미권 백신 대신 이들 국가의 백신을 수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은 자체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이란 보건 당국은 국제백신 공동구매 협의체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백신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지난해 1차 제안분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노피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모두 영·미권 백신이다.
하메네이의 이날 발언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백신 구매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었다. 행정부 위에 종교 지도부가 ‘옥상옥’으로 있는 이란의 독특한 통치 구조에서 비롯된 혼선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한국 선박 ‘MT한국케미’를 나포한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하메네이를 따르는 조직이다.
이에 따라 백신 협력을 연결고리로 한국 내 이란 계좌 문제와 선박의 석방 문제를 풀려했던 한국 정부의 구상에도 변수가 생겼다. 한국 정부는 앞서 이란의 원화계좌(약 70억 달러·7조 5600억원)로 코백스 퍼실리티의 백신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이란 측에 제안했다. 지난 6일엔 억류된 선원들의 석방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외교부 선발대가 출국했고,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도 이란 출국을 앞두고 있다.
하메네이는 한편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JCPOA)에 복귀하는 것에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면서도 “이란에 대한 가혹한 제재는 즉각 해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뒤 트럼프 행정부가 파기한 이란핵합의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유정·박현주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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