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 최악 한파에 전력수요 급증..예비율 '뚝', 정전 잇따라
전국에 몰아친 ‘극강 한파’에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열 난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치솟았고, 정전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8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력 최대 수요가 9019만200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급증한 수치다. 지난 7일(9019만5000㎾)에 이어 이틀 연속 9000만㎾를 넘어섰다. 여름이 아닌 겨울철 전력 수요가 9000만㎾를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전국엔 35년 만에 최악의 한파가 닥쳤다. 최저 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로 전열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전력 수요가 치솟았다.
지난 7일 공급 전력(9821만3000㎾)에서 최대 전력 수요를 뺀 공급 예비력은 801만8000㎾까지 떨어졌다. 전국 발전기를 돌려 생산할 수 있는 전력 가운데 여유분이 그 정도란 얘기다. 예비율은 8.9%로 10% 아래로 내려앉았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며 전력 수요가 몰렸던 지난해 여름보다 전력 수급이 더 빠듯한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전력 수요 최고치를 찍었던 8월 26일 예비율은 9.9%였다.
전력 수급은 물론 한파로 인한 잇따른 정전 사태로 전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9일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9일까지 17곳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자재 불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2018년 12월~2019년 2월, 2019년 12월~2020년 2월 겨울철 정전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한파로 인한 아파트 전기 설비 고장으로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난방기 사용 증가로 인한) 아파트 변압기 과부하, 한파로 인한 아파트 지하 상수도관 파손 및 누수로 전기 설비가 누전돼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겨울 정전이 발생한 17곳 아파트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52.9%)이 동파로 인한 전기 설비 침수가 원인이었다. 이전 2년간 침수로 겨울철 아파트 정전이 발생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또 8일엔 인천 변전소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만8000가구 전기가 끊기는 피해를 봤다.
한전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 부하 증가로 인해 아파트 변압기의 과부하로 정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고 “전기 설비가 누수에 의해 침수되면 변압기 등 기자재뿐만 아니라 전기 배선 또한 물에 젖어 누전이 발생하게 돼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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