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시체를 마주한 남자가 받은 뜻밖의 감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 영화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동양 영화가 영어권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잠시 생각해봤다.
영화음악은 세계적인 거장 '히사이시 조'가 맡았다.
'소멸'이란 큰 주제로 탄생과 삶을 이야기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영화가 <굿바이> 다. 굿바이>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혜령 기자]
▲ 영화 <굿바이> 포스터 |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
이 영화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영화를 한참 보면서 문득 <기생충>과 비교하게 되었다. 동양 영화가 영어권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잠시 생각해봤다.
삶과 죽음이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보편성과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오케스트라의 음악 덕분이 아닐까. 영화음악은 세계적인 거장 '히사이시 조'가 맡았다. 그리고 당시 신비로워 보이는 염습, 입관 등 일본의 장례문화가 마치 예술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소멸'이란 큰 주제로 탄생과 삶을 이야기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영화가 <굿바이>다.
웰빙에 앞서 웰다잉이 먼저다. 태어나고 죽는 자연의 섭리에 누군가는 기꺼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고인의 마지막을 돌봐주는 직업은 어떤 직업보다도 숭고해 보였다.
▲ 영화 <굿바이> 스틸 |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
어릴 적 아버지에게 이끌려 첼로를 배웠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오케스트라가 해체되자 재능이라 믿었던 첼로를 버리고 귀향한다. 다이고는 어째서인지 고가의 첼로를 팔아치우는 일에 미련보다 후련함이 더 컸다고 말한다.
졸지에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부모님 집에 내려와 구직활동을 하던 중 연령, 경험 무관, 고액 보장, 초보 환영, 정규직이란 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에서 사장 이쿠에이를 만난다. 이큐에이는 다이고의 이력서를 보지도 않고 곧바로 채용한다. 하지만 여행 가이드인 줄 알고 갔던 회사는 장의사가 고용주인 장례 전문 회사였고, 어쩔 수 없이 다이고는 출근하게 된다.
첫 실습은 2주간 방치되었던 고독사 시체였다. 처음부터 고된 상황을 마주해 얼이 빠져 있었지만 다이고는 죽음에 얽힌 가족들의 사연을 마주하며 뜻밖에 감동을 받는다. 살아생전 잘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반대했던 일에 대한 후회, 아픈 몸을 더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점철되며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다이고는 좌충우돌하던 신입을 지나 일의 자부심을 갖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이란 상황을 따스한 온기로 대하는 사려 깊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 영화 <굿바이> 스틸 |
ⓒ 웰빙 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웰다잉이 아닐까? |
"잘 가시오. 또 만납시다"
영화에서 죽음은 다음 세상으로 가는 '문'일 뿐이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속박된 껍데기를 버리고 자유로운 여행길에 나선 탐험 정신이 베어 있다. 한 가지 일에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그들 문화를 생의 마지막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굿바이>에서 보여주는 직업의식은 고인을 향해 갖추어야 할 예의와 진정성이 충분했다. 고를 수만 있다면 다이고 같은 분에게 마지막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죽음에 가까워지니 삶이 보이더라. 언제 어디서 맞이할지 모르는 죽음이, 운명이란 시계 속에서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쉬지 않고 째깍째깍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매매 시킨 그놈, 그 위에 형님... 그들은 '범단'이었다
- 야당 '백신 비난'에 정 총리 "그 나라 가서 물어라"
- 내쫓겨난 유족들... '누더기' 중대재해법, 법사위 통과
- 구글에 유감 표한 안산시 "조두순 영상 안 지우면 소송"
- 트럼프, 마침내 대선 패배 승복... "대통령직 영광이었다"
- 누구는 2분, 누구는 20분... 환장하는 불광역 '환승'
- [오마이포토2020] "북극이다, 북극" 부산 앞바다 얼려버린 최강 한파
- 외교부 "위안부 피해자 판결 존중, 한일 미래지향적 협력 노력"
- [속보] 중대재해법, 여야 합의안대로 본회의 통과
- 트럼프가 맞이한 비극, 국민의힘이라고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