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태on맨시티] '9명 빠졌는데' 승승장구한 맨시티, 최악의 시기는 넘겼다

유현태 기자 2021. 1. 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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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코로나19와 부상으로 위기에 빠졌던 맨체스터시티가 슬기롭게 위기를 넘겼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팀이다. 카일 워커, 가브리엘 제주스가 먼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맨시티는 지난달 27일(이하 한국시간) 제주스와 워커를 제외하고 뉴캐슬과 홈 경기를 치렀다. 공격진에 라힘 스털링, 페란 토레스, 베르나르두 실바가 나섰다. 중앙 공격수 없이 경기에 나섰는데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에버턴과 EPL 경기는 아예 연기됐다. 경기를 앞두고 또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상자도 있는 상황에 주전 선수들의 이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선수단의 상당수가 출전할 수 없는 와중에도 맨시티는 일정을 계속 치러나가야 했다.


위기처럼 보였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내내 공격력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부상으로 고전했고, 득점력에선 믿음을 주기 어려웠던 제주스도 결장하자 아쉬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워커의 이탈과 아이메릭 라포르트, 나단 아케의 부상 결장으로 수비진의 체력 부담도 가중됐다. 믿을 만한 수문장 에데르송도 이탈했다. 12월 말 박싱데이부터 1월 초로 이어지는 일정도 유난히 빡빡했다.


맨시티는 결과로 우려를 씻었다. 지난 4일 열린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3-1로 완승을 거뒀다. 공격수로 분류할 만한 선수가 라힘 스털링 한 명 뿐이었지만, 케빈 더 브라위너, 필 포든, 일카이 귄도안, 베르나르두 실바, 로드리까지 미드필더만 5명 기용해 전반에만 3골을 몰아쳤다. 시즌 내내 공격이 부진했지만, 첼시처럼 압박하러 나오는 팀을 상대론 한 수 위의 공격 전개를 펼쳤다. 골키퍼 잭 스테픈도 조금 불안했지만 후벤 디아스-존 스톤스를 중심으로 수비도 안정을 찾았다.


불과 3일 뒤인 7일 열린 카라바오컵 4강전에서도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고 4년 연속 결승행에 성공했다. 맨유는 리그에서만 10경기 무패 행진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맨시티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유지했고 중앙 공격수가 없는 약점은 세트피스에서 메웠다. 후반 5분 존 스톤스가, 후반 38분 페르난지뉴가 각각 프리킥과 코너킥에서 득점을 뽑았다. 무려 9명이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였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 실리적 운영을 가미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해 말 "안정적이 될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선수들이 다시 새롭게 득점을 올릴 것"이라며 수비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비를 안정적으로 펼치면서,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오길 기대하겠다는 뜻이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13실점으로 EPL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카라바오컵 준결승이 끝난 뒤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경기 뒤 "아주 강한 맨시티와 경기했다. 맨시티가 잘했다. 잘하는 팀을 이기려면 정말 잘해야 한다. 그게 현실일 뿐이다. 약간 부족했다"며 "준결승에서 지거나, 경기에서 패할 땐, 결과가 그럴 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기 결과에 대한 승복이었다. 맨시티가 얼마나 단단한 팀이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맨시티는 지난해 11월 토트넘전에서 패한 뒤 12경기에서 9승 3무를 거두며 무패 행진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강등권 웨스트브로미치와 무승부를 거둬 순위를 높이지 못하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엔 모든 상위권 팀들이 고전하는 걸 생각하면 특별한 부진도 아니었다.
 
길었던 고민도 끝날 기미가 보인다. 점차 이탈했던 선수들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라포르트는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아구에로도 FA컵 3라운드에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스와 워커 역시 훈련으로 몸을 끌어올린다면 곧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몇몇 주전 선수들의 복귀만으로도 맨시티는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시즌 초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아 부진한 것처럼 보였지만 맨시티는 조용히 순항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29점으로 선두 리버풀(33점)에 4점 뒤진 5위를 달린다. 하지만 2경기나 덜 치렀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카라바오컵에선 4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조 1위로 올라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묀헨글라트바흐를 만났다. FA컵에서도 우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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