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부담' LG트윈타워 용역업체 주주들 사업 손 뗀다

이상재 2021. 1.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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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지수 대주주 지분 전량 매각" 발표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하던 노조원들의 농성 시위가 사회적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용역업체의 대주주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건물 관리를 맡은 청소 노조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일 트윈타워 앞에서 '청소노동자 쫓아내면 LG 제품도 쫓겨나요'라며 LG 제품 불매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LG그룹은 구광모 대표 등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청소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의 지분을 매각하고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8일 밝혔다. 지수아이앤씨는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딸이자 구광모 LG 대표의 고모인 구훤미·미정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G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수아이앤씨는 그동안 LG와 별개 기업으로 독자적인 경영 활동을 해으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소유한 데 따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있어,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업원 전원의 고용 보장을 전제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매수 주체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아이앤씨에는 임직원 29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서울 상암동 YTN과 KBS미디어 빌딩 등이 주요 사업장이다. 이 가운데 LG트윈타워도 포함돼 있다. 지수아이앤씨는 LG의 건물관리 계열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계약해 2010년부터 트윈타워 청소 용역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물 관리 업무가 한층 엄격해진 가운데 청소·방역 미비 등으로 입주업체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노조 와해’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윈타워 청소 인력 80여 명은 2019년 노조를 결성했으며 현재 20~30명이 노조 소속이다. 현재는 ‘트윈타워 내 고용 유지’를 주장하면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건물 1층 통로에서 철야 농성 중이다. 노조와 노조단체는 “신규 용역업체도 기존 인력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확대되자 지수아이앤씨의 대주주 측이 조기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LG그룹 측은 “이번 지수아이앤씨의 회사 매각과는 별도로 현재 농성 중인 청소인력 25명에 대한 고용 유지가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트윈타워의 청소용역을 맡은 신규 인력 90여 명(장애인 30명 포함)에게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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