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가 두산서 인수한 솔루스, LG에 배터리 부품 공급

최선욱 2021. 1. 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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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공장.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유튜브 캡처


두산그룹에서 분리한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를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두산 간판을 뗀 뒤 공개한 첫 사업 확장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법인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한 전지박(箔)이 LG의 최종 품질 승인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전지박은 배터리 안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역할을 하고 열을 방출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7월 LG와 4200억원(3억8000만 달러) 규모의 전지박 공급계약을 맺고 제품 생산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최근 시제품에 대한 LG 측의 최종 승인을 얻어 공급을 시작하게 됐다. 공급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2025년 매출 2조 목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솔루스첨단소재의 대표로 취임하면서 2025년까지 2조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건 바 있다. 진 대표가 경영하는 투자 회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두산그룹 재무 구조 개선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두산솔루스를 인수해 솔루스첨단소재로 이름을 바꿨다. 솔루스첨단소재의 2019년 매출액은 2633억원이다. 진 대표의 비전에는 5년 동안 회사를 7배로 키운다는 계획을 담은 셈이다.

진 대표는 두산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앞으로 계속 발전할 만한 회사”라고 말했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이 들어간 LG 배터리는 모두 유럽에서 팔린다. 헝가리 공장에서 한 해 동안 만들 수 있는 전지박은 1만t인데, 이 중 80%를 LG에 팔게 됐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공장.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지난해 1~10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에 소재를 공급한다는 것도 솔루스첨단소재는 대외적인 호재로 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수주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글로벌 배터리 회사의 높은 눈높이 맞추기에 성공하면서 경쟁사 대비 시장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솔루스첨단소재 유럽 법인 유상증자에 57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1월 세계 누적 배터리 사용량 기준으로는 중국 CATL(점유율 24.2%)이 1위, LG에너지솔루션(22.6%)이 2위다.

진대제 대표(왼쪽)와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 중앙포토ㆍ뉴스1



진대제, 솔루스 키워 매각 추진할듯
솔루스첨단소재는 기존 공장 생산량보다 1.5배 큰 2공장을 헝가리에 또 세울 예정이다. 증가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노린 물량이다. 이런 계획으로 매출 규모가 7배 가까이 커지면 솔루스첨단소재의 주인이 다시 바뀔 거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스카이레이크 같은 투자 목적의 회사는 법인 인수→재무 구조 개선→기업 가치 향상→재매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되는 회사는 한화다. 2015년 한화에너지가 공장 자동화 지원 회사인 에스아이티를 스카이레이크로부터 인수한 이력이 있어서다. 김승연 한화 회장과 진대제 대표가 1952년생 경기고 동창이란 점도 예측에 반영되고 있다. 또 김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32)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지난해 스카이레이크에서 6개월 일했는데, 이 기간 스카이레이크의 솔루스첨단소재 인수가 이뤄진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반면 한화는 솔루스첨단소재 인수설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과거 이력이나 최고경영자(CEO) 간의 인연을 보고 누군가 만든 시나리오인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솔루스첨단소재 인수 등은 경영 계획 논의에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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