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 지연' 진화 나선 서정협 "폭설·한파·퇴근길 겹쳐 조치 부족"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제설대책 관련 입장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뉴시스]

서울시가 지난 6일 폭설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이례적으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난 6일 서울시의 부실 대응으로 퇴근길 폭설로 시내 곳곳에서 최악의 교통대란이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 권한대행은 8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일 저녁 최고 13.7㎝의 눈이 쌓이는 기습 폭설에 3년 만의 한파까지 겹쳐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예보보다 먼저 그 이상의 강도 높은 조처를 해야 했음에도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통상적 수준으로 작업에 임했는데 짧은 시간 많은 눈이 내린 데다 퇴근 시간과 맞물리면서 제설차가 제 기능을 못 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특히 금천·서초·강남구가 있는 남부 지역에 한 시간 동안 7㎝의 폭설이 내렸다. 서울시는 “사전에 염화칼슘을 살포했다”면서도 악조건에서 대처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오후 서울 삼성역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차를 밀고 있다. 연합뉴스

서 대행은 다양한 재해 시나리오를 준비해 폭설·한파 등 재해 예방 매뉴얼과 서울시 재난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폭설에 관해서는 우선 눈이 오면 치우는 사후 제설대책에서 눈이 오기 전 미리 대비하는 사전 대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고 다발지역과 차량 정체 지역에 대한 제설감지시스템, 온도 하강 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제설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제설 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이면도로나 골목길에도 제설제를 도포할 수 있게 소형 제설 장비 도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 대행은 “현재 차도는 89%, 보도는 78% 제설작업이 완료됐다”며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집중적으로 배차하고 시내버스 야간 감축 운행을 한시적으로 해제해 혼잡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제설작업 실무를 총괄하는 도로관리과장 인사로 대응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관해서는 “인사 발령 일자가 지난 8일이라 그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