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 '대박'
이런 와중에 폭설 이후 전화통이 불난 스타트업이 있다.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든 ‘스타스테크’다. 종전 염화칼슘 대비 오염, 부식 면에서 확연히 개선했다는 연구결과 덕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문 요청이 뜨겁다고. 양승찬 대표(26)가 2017년 창업한 이후 이 회사는 최근 누적 매출액 100억원을 넘겼다.
제품 개발 사연이 흥미롭다.
양 대표는 경기과학영재학교(전 경기과학고) 재학 시절 ‘불가사리 유래 다공성 구조체의 이온흡착 경향성’에 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나중에 사업화하고 싶다 마음 먹고 입대했다. 군복무 중 우연히 국방부 창업 공모전 ‘국방 START-UP 챌린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본인 연구과제를 사업적으로 만들어봐야겠다며 응모했다. 2017년 6월 공모전에서 그는 국방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용기를 얻은 양 대표는 전역해서 곧바로 창업, 오늘날에 이른다.
실제 공인 연구기관에 의뢰, 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를 테스트해 보니 염화칼슘 등 현재 주류 제설제 대비 오염도나 부식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문 폭주하기 시작했다.
“최근 폭설에 전국 지자체에서 기존 주문했던 물량을 당장 한 번에 공급해달라는 곳이 많아 운송 차량 수배에 애를 먹었습니다. 관급은 물론 민간 수요도 폭발해 신규 고객 문의가 많았는데 일일이 대응을 못할 정도였죠. 그래도 그 덕에 더욱 많이 알려지게 돼 뿌듯합니다.”
현장 사용 후기도 호평 일색이다.
제설 작업에 참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분진이 적고 응결돼 굳는 고결화 현상도 덜해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어 좋다”는 전언이다.
이런 성장 가능성 덕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CKD창업투자 등으로부터 23억원의 투자(누적 기준)도 유치했다.
“월 최대 생산능력은 8000t 수준인데 일본, 캐나다, 미국, 동유럽 등에서 주문이 밀려들어 차기 시즌 생산라인 확장, 보관장소 추가 확보를 위해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하고 있어요. 해외 주요 정부, 기관의 공인 시험규격에서도 압도적으로 부식억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와 현지 관급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고려대와 공동으로 화장품 원료 연구를 했는데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양 대표는 “TDS(경피전달기술)를 활용해 불가사리에서 가장 유효하게 진피층 전달이 가능한 콜라겐 원료를 개발, 국제화장품원료집(ICID) 등재 후 현재 사업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바 불가사리 추출 과정에서 나오는 폐액을 활용한 액상비료를 개발해 유기농업자재로 등록을 완료한 있어 비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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