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홍명보는 'B급 리그' 논란부터 사과했다

유현태 기자 2021. 1. 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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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과거의 논란을 피하지 않고 사과로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K리그는 제가 프로로 데뷔했고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긴 생활을 보낸 곳이다. 아시아를 선도해 온 리그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존경과 감사를 갖고 있다. 실망하신 K리그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다. 울산 감독으로 K리그에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드리겠다."입 밖으로 새어나온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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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과거의 논란을 피하지 않고 사과로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울산은 지난해 12월 24일 홍명보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알렸고, 7일 클럽하우스에서 홍명보 신임 감독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 감독은 지도자로서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홍 감독는 현역 시절 한국 축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전설적 선수다. A매치 136경기에 나선 최다 출전자이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출전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다.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2009년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승승장구하던 홍 감독의 커리어를 뒤흔들어놨다. 본선에서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과 부진한 경기력으로 뭇매를 맞았다. 성적 부진에 각종 논란까지 겹쳤다. 감독직을 내려놓으며 했던 기자회견은 K리그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출전이 불규칙했던 유럽파 선수,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던 선수들 사이에서 선발과 기용을 두고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우리나라의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B급에 있는 선수들이 있다.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하고 있을 때, 어떻게 선수를 구성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한국의 최상위 리그인 K리그를 'B급' 혹은 그 아래 있는 'C급'으로 봤다는 해석이 가능했다. 선수 기용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고, K리그가 유럽 빅리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더라도, 논란엔 이유가 있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A대표팀 감독이 자국 리그를 폄하했다는 것에 팬들은 분노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3년을 보내고 울산으로 복귀가 알려지자 시선이 엇갈렸다.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지도자가 K리그에 돌아왔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가 'B급 리그'라고 불렀던 K리그에 왜 돌아왔냐는 날선 반응도 공존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자신의 실언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오랜 논란을 정면으로 맞섰다. 홍 감독은 "월드컵 이후 감독직을 사임하는 자리였다. K리그를 비하할 의도나 뜻은 전혀 없었다.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으신 걸로 알고 있다. 의도와 달리 상처를 받으셔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울산 구단은 사전에 질문을 받았다. 예민한 질문이라고 한다면 피할 수도 있었다. 울산 관계자는 홍 감독이 논란을 인식하고 있어 미리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비하의 의도가 있지 않다는 걸 분명히 했다. 최선을 다해 울산의 경기력을 높이고, K리그 흥행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K리그는 제가 프로로 데뷔했고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긴 생활을 보낸 곳이다. 아시아를 선도해 온 리그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존경과 감사를 갖고 있다. 실망하신 K리그 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다. 울산 감독으로 K리그에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드리겠다."


입 밖으로 새어나온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 뒤, 행동으로 달라진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홍 감독은 우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K리그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진심을 보여드리겠다"는 말대로 이젠 'K리그 울산의 감독' 홍명보의 진심을 경기장에서 확인해볼 차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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