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보루 미국 골프계도 '트럼프 손절' 목소리 봇물

성호준 2021. 1. 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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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 [AP=연합뉴스]

미국 골프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한다. 선수들은 부자다. 자신이 그런 것처럼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철저한 개인 스포츠라 골퍼가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인지 골프계는 개인의 성공은 사회가 아니라 그 자신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선수들은 자선기금을 많이 내는 축에 들지만, 강제로 내는 건(세금) 싫어한다.

선수뿐 아니라 미디어, 팬들도 공화당 지지가 주류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중 골프를 가장 좋아하고, 실력이 뛰어났으며(본인 주장), 골프장 사업까지 한다. 논란이 있었지만, 골프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가까이 지냈다.

골프계에서 존경받는 원로인 잭 니클라우스와 톰 왓슨은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 인종차별 논란이 일던 지난해 타이거 우즈는 대통령 메달을 선뜻 받았다. 미국 국적이 아닌 안니카 소렌스탐과 개리 플레이어도 올해 대통령 메달을 수락했다.

이 분위기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와 관련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미국 골프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저명한 언론인 존 페인스틴은 “2022년 트럼프 소유의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개최지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인스틴은 “트럼프는 작은 쿠데타를 방조한 인물이며 정치적 관점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지지자를 위험에 빠지게 한 폭력유발자여서 중요한 행사를 치르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페인스틴은 1990년 PGA 챔피언십을 예를 들었다. 당시 대회는 인종차별이 심한 앨라배마 주 버밍엄의 쇼울크릭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PGA가 유색인종 회원을 받지 않는 골프장이어서 개최지를 옮긴다고 발표했고 골프장에서 회원 정책을 바꿨다. 이는 오거스타 내셔널 등 백인 전용 골프장들이 유색인종, 여성에게 문호를 여는 계기가 됐다. 페인스틴은 “트럼프 골프장을 배제함으로써 예전처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프 관련 11권의 책을 쓴 제프 섀클퍼드도 “두말할 필요도 없이 2022년 PGA 챔피언십 장소를 바꿔야 한다”고 썼다. ESPN 등에서 활동한 릭 라일리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앨런 쉽넉도 트위터 등을 통해 같은 주장을 했다.

2022년 PGA 챔피언십은 뉴저지 주에 있는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7년 박성현이 우승한 US오픈이 열린 코스다. 당시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가 US여자오픈 대회장을 방문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시위로 시끄러웠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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