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4>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

이근형 2021. 1. 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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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근육이나 피부, 털, 뼈는 물론, 몸의 거의 모든 신체 부분이나 조직과 각종 효소와 헤모글로빈의 재료로 사용되는 중요한 영양소다. 우리 몸 구성성분의 약 20%를 차지하여 물 다음으로 많다. 부족하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근육량이 줄어들며, 면역력이나 심장, 폐의 기능이 약화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므로 필요한 만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의 섭취와 관련해서는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몸 안에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날마다 필요한 만큼 먹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단백질을 소화시킬 때 산(酸)이 만들어지는데, 몸에서는 이것을 중화시키기 위해 알칼리성 물질인 칼슘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오랫동안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뼈에 있는 칼슘이 많이 소모되어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모든 단백질은 20가지의 아미노산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복합체인데, 아미노산별 구성 비율에 따라 다른 형태가 만들어지므로 종류가 대단히 많다. 모든 생명체들은 아미노산별 구성 비율을 달리하여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사람 몸에는 10,000가지 이상의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에 있어서 식물과 동물의 차이는 아미노산을 얻는 방법에 있다. 식물은 필요한 모든 종류의 아미노산을 직접 합성하지만, 아미노산을 직접 만들지 못하는 동물이나 사람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이 가지고 있는 단백질을 먹고, 이를 분해(소화)하여 필요한 아미노산을 얻으며, 일부 아미노산의 모양을 바꾸어 사용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고기를 포함한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다거나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단백질은 식물에 의해 처음 만들어져서 초식동물을 거쳐 육식동물로 옮겨가기 때문에 고기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궁극적으로는 식물로부터 온 것이다. 당연히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20종류의 아미노산에는 전혀 차이가 없으며, 단백질마다 아미노산별 구성 비율만 다르다.

단백질 함량은 소고기를 포함한 고기 종류와 콩이나 팥 종류는 20~30% 수준이며, 현미가 8%, 통밀이 14%, 호두, 땅콩과 같은 견과류는 15~25%정도로 식물성 식품에도 단백질은 많이 들어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만을 위해서라면 꼭 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나 말, 코끼리, 기린과 같은 초식동물들은 고기를 먹지 않아도 큰 체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미노산 가운데 아홉 종류는 사람 몸에서 합성이 안 되는 필수 아미노산인데, 동물성 단백질은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들어 있는 완전 단백질이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한 개 이상의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불완전 단백질이 많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어떤 식품에서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은 다른 식품의 필수 아미노산으로 쉽게 보완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식물성 단백질이나 동물성 단백질이나 몸 안에 들어오면 모두 아미노산으로 분해하여 흡수한 다음,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몸이 이용함에 있어서는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단백질만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단백질 식품을 먹을 때 다른 영양소도 함께 섭취하게 되므로 어떤 단백질이 더 좋은지는 함께 들어있는 다른 영양소를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영양소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좋은 단백질 식품은 다양한 항산화제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콩 종류나 견과류를 포함한 식물성 단백질이며(생명이야기 203편 참조), 동물성 단백질 가운데는 생선과 닭고기나 오리고기와 같은 흰 고기(white meat)가 좋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red meat)는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어 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각종 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으므로 가능하면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붉은 고기를 가공하여 만드는 햄, 소시지, 베이컨, 핫도그와 같은 가공육은 가공하는 과정에서 소금을 비롯한 각종 물질을 첨가하여 만드는데, 각종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특히 건강에 좋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확실한 발암물질을 1그룹으로,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2A그룹,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2B그룹으로 구분하는데, 가공육을 1그룹, 붉은 고기를 2A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백질은 많은 식품에 폭넓게 들어있어 육식이든 채식이든 심한 편식을 하지 않으면 단백질 결핍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동물성 단백질 식품 가운데 붉은 고기, 특히 가공육을 많이 먹을 때는 혈관질환, 당뇨병, 암과 같은 각종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자제하여야 한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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