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당대회 메시지.."통미봉남 아닌 선남후미 갈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외관계의 전면적 확대·발전'을 정책 방향으로 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지난 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당대회의 사흘째(7일) 소식을 전하면서다.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당대회에서 대남·대미 관련 언급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언급은 전해지지 않았다.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에는 사업총화 보고가 끝난 뒤 7만2000여자 분량의 전문을 공개한 바 있다. 전날인 7일 보도와 달리 8일 보도에서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는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7일 자로 사업총화 보고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당대회 4일 차인 8일에는 총화보고서 최종결정이 이뤄지고, 보고 전문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남문제 고찰'과 '대외관계에 대한 전면적 확대발전'이라는 표현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 모색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며 대미 관계 개선에 있어 “통미봉남(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협상)이 아니라 선남후미(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과 협상)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수반하는 대남전략이 나올 수 있다”며 “상당히 비중을 갖는 긍정적이고 유화적인 대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낙관적인 신호로만 볼 수는 없다며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남관계와 관련해 언급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를 언급하며 “남북관계는 이제 남남으로 가자고 할 수 있고, 대외관계도 미국 대신 중국과 러시아 등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확장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김 위원장이 37번째 생일을 맞은 가운데,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에선 이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김 위원장 생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바 없고 공식적으로 기념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당대회 일정도 이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8일에도 “대회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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