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2라운드 '진흙 속 진주'들이 신인왕 노린다

김용현 2021. 1.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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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이윤기·SK 오재현 19득점 신인 최다 타이
1라운드 2순위 지명된 부산 KT 박지원·6순위 지명 창원 LG 윤원상도 주목
인천 전자랜드 신인 이윤기. KBL 제공

이번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선 유독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뽑힌 선수 중 빛나는 선수가 많다. 2라운드 7순위로 뽑힌 인천 전자랜드 신인 이윤기(24)와 2라운드 1순위로 뽑힌 서울 SK 신인 오재현(22)이 눈에 띄는 활약을 하면서 신인왕으로 거론되고 있다. 둘 다 19득점으로 신인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달성하면서다.

이윤기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19득점을 몰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윤기는 이날 30분 54초 경기를 뛰었지만, 2쿼터에만 14득점을 3점 슛 4개를 몰아넣는 기염을 토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이윤기는 경기가 끝나고 기자들이 신인왕에 대해 묻자 “형들이 신인왕에 욕심이 있다고 말하고 다니라고 했다. 하지만 크게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며 “신인왕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답변만을 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팀 에이스 김낙현은 “이윤기가 패기가 부족한 것 같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신인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보여주겠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부상만 조심한다면 이윤기의 신인왕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윤기는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 전체로는 16순위로 전자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첫 프로 경기로 데뷔한 지난달 12일 원주 DB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13분 24초 만에 6점, 3점 슛 2개를 넣으며 남다른 감각을 보였다. 그랬던 이윤기가 2021년이 시작되자마자 그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것이다. 지난 1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선 24분 53초 동안 단 2점만을 넣으며 부진했지만, 그다음 서울 SK와의 경기에선 곧바로 24분 26초 동안 10득점을 해내며 이를 만회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런 그를 보고선 “우리 팀 가드 라인 부상으로 이윤기를 활용했는데, 본인이 기회를 잘 잡고 있다”며 “이윤기가 신인왕 기회가 된다면 밀어붙이겠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더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SK 신인 오재현. KBL 제공

SK 오재현은 이윤기보다 앞선 지난 3일 DB와의 경기에 19득점을 해내면서 신인왕 물망에 들었다. 이 경기에서 28분 40초를 뛴 오재현은 3쿼터에서만 11득점과 3개의 3점 슛을 성공해내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팀을 4연패에서 탈출시켰다.

2라운드 1순위, 전체 11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오재현은 꾸준한 득점 성적으로 눈길을 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1경기에서 뛰면서 6경기에서 10득점 이상을 해냈다.

다만 아직 문경은 SK 감독의 평은 혹독하다. 문 감독은 지난 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직후 오재현이 11득점 5리바운드 2스틸 등 준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신인 티가 났다. 열심히 해줬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전 경기 컨디션이 좋아 3점 슛을 많이 넣었는데 오늘은 상대 수비가 슛을 던지도록 내버려 두는데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웠다. 이 문제를 스스로 깨우쳐서 자신 있게 슛을 던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윤기나 오재현이 신인상을 받게 되면 지난해 김훈(25·DB)에 이어 2년 연속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이 나오게 된다. 프로농구에서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은 2003-2004시즌 2라운드 8순위 출신 이현호(당시 삼성) 이후 지난해 김훈이 16년 만이었다.

부산 KT 장신 가드 박지원(23)이 이에 위기감이 들 수밖에 없다. KBL 드래프트 최초 고졸 전체 1순위인 차민석(서울 삼성)에 이어 전체 2순위로 지명된 그는 애초 신인왕 1순위로 꼽혔다. 삼성이 차민석에 대해서는 미래를 바라보며 아직 2군 경기인 D리그에만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박지원은 연세대 시절부터 환상의 호흡을 보였던 허훈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직 경기에서 활약을 보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9경기 동안 한 경기 평균 17분 4초를 뛰면서 3.8득점만을 넣었다.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창원 LG의 윤원상도 주목된다. 지난달 D리그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면 30득점을 하는 기염을 토했던 윤원상은 1군 경기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 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32분 26초 동안 13득점을 해내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지난 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도 23분 20초 동안 8득점을 해내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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