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성애는 타고 나는 것'이라는 미혹을 끊자

2021. 1.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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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 <1>


동성애는 과연 선천적인가. 동성애는 유전자가 있는가. 이 문제는 유전과학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동성애를 바라보는 세계관의 중요한 갈림길을 제공한다.

만약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치유는 불가능하다. 동성애자 입장에서 봐도 벗어나려고 애쓰지 말고 동성애를 운명처럼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비판도 불가능해진다. 타고 났다면 당연히 도덕적인 문제가 없는, 정상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성애자로 결정돼 태어나므로 성적 행위를 비판하거나 비난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동성애가 자신의 의지로 선택된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 선택을 한 사람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탈동성애를 위한 상담과 치유도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동성애에 대한 객관적 논의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동성애의 선천성 여부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동성애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과거에 거짓으로 판명된 논문을 진실인 양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짓 논문을 사실처럼 보도한 언론의 영향이 컸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를 접한 뒤 동성애가 선천이라는 확증편향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는 동성애 비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만들어낸다.

현대사회에선 동성애 옹호 진영과 반대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는 언론들은 진실 보도보다 동성애자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려 한다.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라는 논문이 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이들 논문의 내용은 난해하다. 따라서 대중은 그 내용을 해석하고 편집한 중간 전달자, 대중매체의 의도대로 이해한다.

영상 문화의 영향을 받아 동성애를 감성적으로 판단하는 이들도 많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드라마의 배우가 “동성애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 말하면 동성애가 선천적인 것으로 둔갑한다.

게다가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동성애자가 애처로운 표정을 짓기라도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을 절대 비난해서는 안 되겠다’고 확신하게 된다. 이런 드라마와 영화, 뉴스를 계속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동성애가 선천적인 것으로 믿는다.

내가 동성애의 실체를 알리는 일을 하기 시작한 건 2006년이다. 당시 국민일보에 ‘차별금지법 제정’이란 큰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읽어보니 차별금지법 내 차별금지 사유에 ‘성적지향’이 들어 있었다.

성적지향이 처음에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학교 성적을 갖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말인 줄 알았다. 궁금해서 차별금지법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차별금지법안에는 동성애를 포함한 성적지향을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했다.

그래서 성적지향이 포함된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300여명의 교수로부터 받아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보냈다. 동성애를 정상으로 인정하려는 법이라고 하니 다들 쉽게 서명해 줬다.

다수의 반대 서명에도 불구하고 2007년 10월 성적지향이 포함된 차별금지법이 입법예고 됐다. 3주간의 입법예고 기간에 많은 분이 동참했고 결국 차별금지법을 막았다.

당시는 건강이 좋지 않아 TV와 신문을 보지 않던 때다. 그런데 우연히 본 국민일보 기사가 계기가 돼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저지 운동에 뛰어든 것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차별금지법 찬성 쪽에서는 수년간 법안을 준비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차별금지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만약 그때 국민일보 기사를 보지 않았다면 아무런 저항도 없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말았을 것이다.

의외로 많은 지식인이 동성애가 선천적이라고 오해한다. 그래서 동성애가 선천적이지 않다는 과학 지식을 제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동성애는 절대 유전이 아니다. 선천적인 것도 아니다. 자라나는 다음세대가 ‘동성애는 타고 나는 것’이라는 미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전 국민이 바른 진리 위에 굳건히 서길 바라며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 기획을 시작한다.

길원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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