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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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말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제임스 인호프는 의회 연설 중 눈뭉치를 보여주며 "지구 온난화는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곧 봄이 되는데, 밖에 눈이 쌓여 있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음모론자들이라고 칭한다.
앞서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를 펴낸 저자의 경쾌하고 코믹한 문체가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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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말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제임스 인호프는 의회 연설 중 눈뭉치를 보여주며 “지구 온난화는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곧 봄이 되는데, 밖에 눈이 쌓여 있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음모론자들이라고 칭한다.
책 ‘믿습니까? 믿습니다!’에 나오는 이 사례는 잘못된 믿음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하나의 이유로 설명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얀 눈과 추운 날씨를 감안할 때 그 주장은 직관적이라는 것이다. 과학이 발달하고, 정보 역시 몇 번의 터치로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도 사실보다 직관적인 그럴 듯한 가짜 주장이 파고들 틈이 많다는 하나의 예시다.
‘믿습니까…’는 초기 인류부터 21세기가 시작되고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인류와 함께 생명력을 유지해온 미신의 역사와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다룬 책이다. 앞서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를 펴낸 저자의 경쾌하고 코믹한 문체가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한다.
저자는 “근거 없는 믿음을 통틀어 미신”이라고 규정하는데, 이는 책이 “역사상 최고의 미신”으로 정의한 농경에 대한 서술에서 보다 분명해진다.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긴 했지만 제대로 자리잡기까지 1000년 이상 걸린 농경은 그 전의 수렵 생활보다 나을 게 없었다. 수렵보다 못한 영양 섭취나 집단생활로 인한 전염병 창궐 가능성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1000년 이상 농경을 계속한 것에 대해 저자는 그들이 별다른 근거 없이 풍요로운 삶을 믿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역사상 유명인과 미신의 관련성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눈길을 끈다. 르네상스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점성술에 의지해 돈벌이를 한 케플러가 단적인 예다. 그는 당시 유행했던 ‘별점’에 의지해 먹고 살았다고 한다. 그가 1595년 한 ‘이번 해 겨울이 매우 추울 것’ ‘호전적인 터키인들이 오스트리아를 침공할 것’이라는 예언이 정말 실현되면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종교도 믿지 않았던 회의론자 코난 도일이 아내, 아들, 남동생을 잃은 후 강신술에 빠져든 것이나 발명가 에디슨이 말년에 영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기 발명을 시도했다는 점도 흥미를 더한다. 책에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로마 제국 이후 점술가가 국가 운영에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한 사례는 없을 것”이라는 혹평을 들은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사례도 등장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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