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자본의 질주.. 코스피 3000, 비트코인 4000만원
코스피가 ‘동학개미’의 힘으로 장중 3000 고지를 답사한 지 하루 만에 3000선에 안착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개당 가격 4000만원을 돌파했다. 3000만원을 넘은 지 불과 11일 만이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하며 또 한 번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2980.75로 출발하자마자 3000선에 올라선 뒤 한 번도 앞자리를 바꾸지 않고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오후에는 한때 3055.28까지 상승했다.
3000선 안착을 주도한 건 기관투자자다. 전날 장중에 1조4000억원 가까이 내던졌던 이들은 이날 1조원어치를 사들였다. 여기에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투자자가 오전 11시 직전부터 순매수로 돌아서며 1100억원 상당을 담아갔다.
전날 장중 3000 돌파를 주도한 개인투자자는 이날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전날 2조원 넘는 매수에도 눌렸던 증시가 기관 매수세로 반등하자 단기적으로 차익 실현이나 손실 축소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관과 개인의 동향이 하루 만에 뒤집힌 셈이다.
개인의 적극적 주식시장 참여와 과감한 매수가 코로나19 여파로 폭락한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데 이견은 없다. 다만 종가 기준으로 100단위, 1000단위 숫자를 바꾸는 결정적 순간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했다.
지난해 3월 19일 1457.64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회복한 5월 26일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00억원, 14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4800억원어치를 팔았다. 2100(6월 3일), 2200(7월 15일), 2400(8월 11일), 2500(11월 16일), 2600(11월 23일), 2700(12월 4일), 2800(12월 24일)을 다시 회복한 날도 개인은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의 순매수로 장식한 기록은 2300선 회복((8월 5일)과 2900 돌파(1월 4일), 그리고 전날의 장중 3000선 돌파다. 새해 들어 저력을 확인하면서 개인의 투심과 자신감은 한층 강해진 분위기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주식시장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는 건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한 수출 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거래소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역사적 고평가 수준 도달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조정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며 “백신 보급 지연 및 변이 코로나19의 확산 등에 따른 경제 회복세 둔화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경제 및 기업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코로나 방역 성공과 실물경제의 회복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약 4160만원에 거래되며 4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18일 2000만원, 지난달 27일 3000만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최근 1년 새 비트코인 가격은 300% 이상 올랐다.
2018년 폭락 후 지지부진하던 비트코인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주요국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자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다.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가 줄줄이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면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서는 유동성으로 인한 거품이 끼었다는 의견과 향후 ‘디지털 금(金)’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비관론자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로젠버그 ‘로젠버그리서치’ 대표는 “짧은 시간에 이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는 건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현재 비트코인에 막대한 거품이 존재한다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반면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자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 캐피탈’ 설립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최근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스카라무치는 “비트코인은 금보다 저장하기 쉽고 훔치기는 어려우며 휴대도 더 간편하다”며 가상화폐가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각국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 통화 가치가 절하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희소성이 있는 비트코인 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전망한다고 경제전문지 포춘은 전했다.
강창욱 조민아 기자, 세종=신재희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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