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사면설'에 MB계 분노 "우롱하나, 피가 거꾸로 솟는다"

김기정 2021. 1.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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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 오전 진료를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이명박(MB)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선별사면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면서 친이(친 이명박)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사면만 보류할 수도 있다는 일부 보도가 7일 전해지면서다. 이와 관련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혀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MB측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선별 사면을 고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이계 국민의힘 의원은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이 전 대통령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선별사면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MB측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그런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것”이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MB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집권 세력의 복수심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복수심이 정책이나 대통령의 결심으로 표출된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도 했다.

MB측은 "최근 들어 여권의 떠보기식 언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가 현재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이 전 대통령이 최근 한 여권 인사의 권유에 따라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는 주장도 한다.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직ㆍ간접적으로 ‘사면 건의’ 계획을 전해왔는데, 이 또한 여권 지지층의 반대 여론때문에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MB측의 핵심 관계자는 “‘사면 건의’를 언급한 이낙연 대표의 진정성은 믿는다”면서도 “이 대표와 집권 세력과의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자기들끼리 사인이 안 맞았거나, 나쁘게 말하면 처음부터 이 전 대통령만 사면하지 않으려는 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일부 인사들은 아예 “이명박 망신 주기용으로 사면 정국이 기획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한 관계자는 “소위 ‘적폐청산’수사 때 여권에서 ‘무리한 정치 보복성 수사를 않겠다. 검찰에 정면대응하지 마라’고 해 놓고 구속한 것,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잘 모시겠다’고 불러놓고 뒷자리에 앉힌 것과 같은 맥락 아니냐"고 했다.

한편 폐렴 등 기저질환으로 인해 서울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MB는 사면과 관련한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변호인도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자가격리 등으로 이 전 대통령을 한동안 접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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