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 주사 맞아야 하나요?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1. 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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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활동이 제한되면서 비타민D 합성이 어려워진 지금, 전문가들은 비타민D 보충을 하려면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50대 여성 김씨는 최근 혈액 검사를 했다가 비타민D 부족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의사의 권유로 비타민D 주사를 맞았다.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우리 나이에는 비타민D 주사가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 보니 실제로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은 비타민D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고 있었다.

# 건강한 20대 남성 이씨도 혈액 검사를 했다가 비타민D 부족이라는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됐다. 의사가 비타민 주사를 맞을 것을 권장해 이씨는 정기적으로 비타민D 주사를 맞고 있다. 주사로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려면 연간 3~4번 맞아야 한다.

비타민D는 자외선 차단제 없이 하루 20~30분만 야외활동을 해도 햇빛으로 충분량이 합성돼 결핍 위험이 적은 비타민이었다. 하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9명이 비타민D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조량이 줄어든 겨울철,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에 제한까지 생긴 지금은 더 비타민D가 결핍되기 쉬운 상황이다. 병원에서 비타민D 부족 진단을 받으면 ‘비타민D 근육 주사’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비급여 항목이라 한번 맞을 때마다 약 5만원을 내야 하는 비타민D 주사, 맞아야 할까?

◇비타민D 주사, 체내에 고용량 투여해 부작용 유발할 수도

비타민D 주사는 한 번에 많은 용량을 투입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8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하라고 권고하는데, 주사는 한 번에 하루 섭취량의 125~375배 정도인 10만~30만IU의 고용량 비타민D를 근육 속으로 투여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권고량보다도 많다. NIH는 하루 보충량이 1만~4만IU를 넘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주사를 맞으면 비타민D가 근육 속에 있다가 2~3개월 동안 조금씩 혈액 속으로 분비된다”며 “문제는 일정한 양이 나오는 게 아니고 처음 맞았을 때 많이 분비돼 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체내에 너무 많은 비타민D가 축적되면 장에서 칼슘 흡수가 촉진돼 혈액 속 칼슘 농도가 올라간다. 고칼슘혈증은 식욕감퇴, 설사, 변비, 메스꺼움, 근육통, 피로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혈중 칼슘이 인산염과 결합하거나 칼슘 침전물이 신장 조직에 달라붙으면, 신장이 손상되고 결석이 생길 수 있다. 호주 맬버른대와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에서는 고용량 비타민D 투여가 낙상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또 비타민D 부족 상태가 심각한 게 아니라면 상당수는 당장 건강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가장 좋아

김병준 교수는 “요즘처럼 야외활동을 통해 햇볕을 쬐기 힘들 때는 매일 식품이나 보충제로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비타민D 일일 충분섭취량은 0~49세는 50㎍, 50세 이상이거나 임산부, 폐경기 여성은 10㎍이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식품으로 일일 충분섭취량을 도달하려면 비타민D 함량이 풍부한 고등어, 청어, 연어, 참치, 정어리 등 기름지거나 등푸른 생선류를 챙겨먹는 것이 좋다”며 “식품 섭취와 함께 외부활동을 늘리면 더 쉽게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어 한토막으로는 19㎍, 고등어 한토막으로는 6㎍을 섭취할 수 있다. 계란, 버섯, 우유 등에도 소량의 비타민D가 함유돼 있다. 계란이나 버섯에는 약 1㎍,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에는 200mL당 2㎍ 정도가 들어있다. 식품으로 챙겨먹기 힘들다면 비타민D 보충제로도 섭취가 가능하다. 경구용 비타민D 보충제로 섭취하려면 하루에 비타민D의 종류 중 하나인 콜레칼시페롤 800IU 정도를 식후에 복용하면 된다. 콜레칼시페롤은 햇볕을 쬐면 합성되는 비타민D와 같은 종류다. 칼슘 800~1000mg을 함께 섭취하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D 결핍보다는 주사 맞는 게 나아

비타민D 주사가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도, 맞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병준 교수는 “대부분의 비타민D 보충제는 칼슘과 함께 들어있어 먹었을 때 속이 쓰리다”며 “소화 기능이 좋지 않거나 노화로 약을 삼키기 힘들거나 위·장 질환으로 영양소 흡수가 잘 안 되는 경우엔 주사를 맞는 걸 추천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보다 비타민D 결핍이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흡수를 돕고 거의 모든 세포의 성장, 근력 발달, 면역기능과 연관돼 있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0ng/㎖로 낮으면 골감소증, 골다공증이 유발되거나 만성 피로, 우울증, 비만, 충치, 피부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이 악화할 수 있다. 비타민D 주사를 1회 맞으면 2~3개월간 비타민D 결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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