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패 인정한 김정은 "국방력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야"
경제분야 질타와 달리 국방공업은 후한 점수 줬을 듯
북 매체, "국방력 강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7일 보도했다. 평양 4ㆍ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노동당 8차 대회 이틀째(6일) 소식을 전하면서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대회 개막일인 5일에 이어 6일에도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이어갔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여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했다”며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국가방위력 강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16년 5월 열린 7차 당 대회때 경제와 핵의 병진 노선을 제시하고, 2017년 화성-15형 등 수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뒤 핵 보유를 선언했다.
그런 점에서 국방공업 및 무기개발 분야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주고, 이를 토대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중대 의지를 재천명’이라고 표현한 점 역시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이 전날(5일)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2016~2020년) 목표는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고백’하고, 질책했던 점과 달리 국방력 부분에선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20일)을 앞두고 일단 상황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자위적 핵 혹은 전쟁억제력 강화 등의 자극적 표현보다 국방력 강화, 안전과 평화환경 수호라는 다소 완화된 표현을 사용한 건 수위조절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해석했다.
노동신문은 또 “2일째 회의 보고에서는 교통 운수, 기본건설 및 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부문들과 경제관리분야의 실태가 분석됐다”며 “새로운 5개년계획 기간 해당 부문들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목표와 실천방도들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농업ㆍ경공업ㆍ수산업 부문에서 계획적이며 지속적인 생산 장성을 이룩하고 시ㆍ군들을 자립적으로, 다각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해결방책들도 논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전날(5일) 개회사에서 “목표에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지적했던 경제 및 주민 생활과 관련한 분야별 평가 및 계획을 제시한 셈이다.
8차 당 대회는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규약 개정,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을 안건으로 하고 있는데, 사흘째인 7일에도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를 진행하게 된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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