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독 든 음식도 내주는 식당"..개발자의 고백 [이슈&탐사]

박세원 2021. 1. 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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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때로 독이 든 음식을 주면서도 음식을 확인하는 게 고객의 책임이라고 안내하는 식당과도 같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개발팀에서 일한 전 구글 엔지니어 기욤 샬로(Guillaume Chaslot)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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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샬로(Guillaume Chaslot) 전 구글 엔지니어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캡처


“유튜브는 때로 독이 든 음식을 주면서도 음식을 확인하는 게 고객의 책임이라고 안내하는 식당과도 같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개발팀에서 일한 전 구글 엔지니어 기욤 샬로(Guillaume Chaslot)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샬로는 구글에서 3년째가 되던 해인 2013년 유튜브 유저들이 접하는 콘텐츠 다양화 방식을 제안하다가 해고됐다. 그는 현재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의 추천 알고리즘을 폭로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샬로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살로는 “유튜브 알고리즘은 시청 시간에 최적화되어 있다”며 “음모론이나 혐오 콘텐츠가 시청 시간을 늘린다면, 근거 없는 콘텐츠더라도 다른 콘텐츠보다 더 많은 추천될 것이고 이 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리즘의 폐해가 프랑스에서도 관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거부 정서의 확산이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해 11월 15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백신이 제공되면 맞겠다는 응답자가 프랑스의 경우 54%로, 이탈리아‧스페인(64%), 영국(79%), 중국(87%)보다 낮았다.

그는 프랑스에서 백신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소셜 미디어를 꼽았다. 샬로는 “유튜브는 지난 몇 년간 백신을 반대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왔고, 프랑스 내 백신 지지도 하락에 일정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튜브는 많은 시간 시청되기에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회 이슈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욤 샬로(Guillaume Chaslot) 전 구글 엔지니어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캡처


샬로는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체계가 실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의 우려는 국민일보가 지난해 12월 보도한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한국의 유튜브 세계에는 진보 채널과 보수 채널 사이 교류가 단절된 양상이 포착됐다. 유튜브 내 추천 알고리즘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했더니 유저들에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념 편향성이 높은 채널이 추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용자가 중립적인 키워드를 검색하더라도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알고리즘상 상위에 추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샬로는 “유튜브는 매일 전 세계에서 10억 시간 이상씩 시청된다”며 “조회수의 70%는 추천 동영상에서 비롯되고, 알고리즘이 이끈 최소 70만 시간의 시청 시간이 이용자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샬로는 유튜브가 유저에게 추천하는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잘못된 정보를 식별하도록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그는 “사용자들은 유튜브가 알고리즘을 충분히 조정할 수 있으나 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는 2019년부터 유해 콘텐츠 추천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여전히 비슷한 현상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욤 샬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알고-트렌스페런시(Algo-Transparency)'. 지난 6일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채널이 무엇인지 집계된 모습. 이날 유튜브가 가장 많이 추천한 채널(미국 채널 기준)은 구독자 1620만명의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채널이었다.


샬로는 지난해 9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에 출연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셜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알리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알고-트렌스페런시(Algo-Transparency)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채널과 영상에 대한 정보를 매일 제공하고 있다. 유저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접하는 정보가 조종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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