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음압병동 15분만에 '뚝딱'.. KAIST, MCM 개발

황준호 2021. 1.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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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응 중환자용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원자력의학원 4개 병상 갖춘 병동 설치 시범 운용
음압 병상이나 선별진료소로 신속하게 변형 활용 가능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MCM 외경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했다. 기존 음압병동 건설비용의 20%만 들이면 20일 내 완성할 수 있는 병동이다. 코로나19 중증환자 급증에 따른 음압병상 부족현상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이동형 음압병동(MCM)' 4개를 설치하고 15일까지 시범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학의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 소속 남택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연구를 시작해 MCM을 개발했다.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MCM의 경제성 비교표

MCM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격리시설이다. 크기는 약 450㎡(136평) 규모로 가로 15m x 세로 30m 크기다. 이 MCM은 음압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 음압병실(4개), 간호스테이션, 탈의실,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 의료진실로 꾸며져 있다.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음압 프레임·에어 텐트·기능 패널 등의 시설을 갖춘 MCM은 부품을 조합해 신속하게 음압 병상이나 선별진료소 등으로 변형하거나 개조할 수 있다.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기존 컨테이너, 텐트를 이용한 조립식 감염 병동과는 다른 음압병동이기도 하다. 기존 시설은 음압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워 중환자를 수용하기 부족한 반면, MCM는 음압 환경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기기인 '음압 프레임'을 통해 안정적인 음압병동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음압 프레임은 양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두 에어텐트 공간(전실과 병실 등)을 효과적으로 음압화 한다. 텐트에 기능 패널을 조합해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 설비나 기본 병실 집기를 둘 수도 있다. 모듈 조합을 통해 음압병동나 선별진료소, 음압화 중환자 병상, 음압화 일반병실 등 목적에 맞는 의료 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

경제성, 신속성 갖춘 이동형 음압병실

한국과학기술원에 설치된 MCM의 모습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며 이송과 설치에는 5일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특히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MCM의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하다. 에어 텐트 형태의 음압병동 시제품은 과제 협약업체인 신성이엔지에서 제작하는데, 6~8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이동형 감염병원의 경우 3~4주 이내 납품할 수 있다.

기존 조립식 병동 증축 비용과 비교하면 MCM의 설치비는 약 20% 수준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감염병 사태 이후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는 다르게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듈화된 패키지는 항공 운송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원자력의학원 의료진들과 공동으로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SOP)를 개발하기도 했다. 감염병 대응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동 음압병동을 처음 운영하는 의료진들의 현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조민수 원자력의학원 박사(비상진료부장)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환자와 의료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중증 환자 치료까지 이뤄지도록 제작했다"며 "국내외 보급 시 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이 의료진 교육훈련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필요시에는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운영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6개월만에 완성한 MCM.. 수출까지 기대

음압프레임의 기능을 표현한 모식도.

MCM은 사용자 연구부터 디자인·시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6개월 만에 개발됐다. 남택진 교수는 "MCM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MCM의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K-방역의 핵심 제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했다. 이어 의료진과 일반인으로 구성한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시뮬레이션 작업은 이달 15일까지 진행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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