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고 자면 왜 다음날 얼굴이 부을까?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1. 1. 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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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종의 원인

추운 겨울밤 따뜻한 라면 한 그릇….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붓는 얼굴을 생각하면 참아야 한다. 라면을 먹고 자면 왜 얼굴과 손발이 부을까? ‘부종과 삼출의 정의’ ‘부종의 몇 가지 원인’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종과 삼출의 정의

‘부종(edema)’은 신체조직 사이사이에 체액이 모이는 것이다. 보통 ‘붓는다’라고 얘기한다. 비슷한 말인 ‘삼출(effusion)’은 몸의 공간(복강, 흉강)에 체액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체액의 축적’은 심장, 혈관, 콩팥 그리고 간 기능 장애의 원인일 수도, 그 결과일 수도 있다.

혈관을 도로, 체액을 차량이라 생각해보자. 장소에 맞는 적절한 차량의 흐름, 항상성이 중요하다. 만약 도로에 문제가 생겨 막힌다거나, 한정된 도로에 갑자기 차량이 많이 몰리면 그 흐름은 정체된다. 이런 답답한 상황이 바로 ‘부종’이다. 만약, 도로가 아닌 특정한 공간(큰 주차장)에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면 복강과 흉강에 있는 ‘삼출’이라 생각할 수 있다.

부종의 원인

체액은 ‘혈관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과 ‘혈장 삼투압’(plasma osmotic pressure) 두 가지 압력과 관련이 있다. 혈관 정수압은 나트륨과 물이 혈관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압력’이다. 혈장 삼투압은 나트륨과 물이 혈관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압력’이다. 이 두 압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면 체액은 정상 상태이다. 하지만, ‘혈관 정수압이 증가’하거나 ‘혈장 삼투압이 감소’하면, ‘나트륨과 물이 저류’(retention of sodium and water) 되면서 부종이 생긴다. 또한, ‘림프관 폐쇄’(lymphatic obstruction)로 체액의 회수가 방해받아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혈관 정수압 증가’는 혈액이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으로 돌아오는 ‘정맥 환류(venous return)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오른쪽 다리의 큰 정맥에 혈전증(deep vein thrombosis, DVT)이 생기면 오른쪽 다리에 국소적인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우심실 기능 이상으로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 CHF)이 있는 경우라면 전신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혈장 삼투압 감소’는 혈장단백질의 절반을 차지하는 ‘알부민’ 합성이 감소하거나 과도하게 손실되는 경우이다. 간 경화(liver cirrhosis)와 단백질 섭취 부족은 알부민 합성이 감소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콩팥 증후군(nephrotic syndrome)은 알부민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알부민 손실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부종을 관찰할 수 있다.

‘나트륨과 물의 저류’는 주로 나트륨 증가가 원인이다. 인체에서 물은 나트륨을 따라다닌다. 우리가 라면과 짠 음식 등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면 물의 저류를 동반하게 되면서 혈관 내부의 체액 부피가 증가한다. 체액의 부피 증가는 혈관 정수압을 증가시키고 희석에 따른 혈장 삼투압을 감소시키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체액의 부피증가는 ‘혈압을 높이는 작용’도 있다. 내과 선생님들이 고혈압으로 치료받는 환자에게 ‘짜게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종은 진료실에서 호흡곤란(dyspnea) 여부와 소변의 양을 묻고, 청진기로 호흡음을 듣거나, 정강이뼈 앞의 부종(pretibial pitting edema)의 관찰, x-ray 촬영 등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라면 먹고 잔 후 아침에 부어있다가 오후에 아무 일 없는 듯이 괜찮아진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부종이 자주, 반복적으로, 점점 심해진다면 심장, 혈관, 콩팥 그리고 간 기능 장애 등 때문일 수 있어 원인질환을 꼭 찾아야 한다.

/기고자: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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