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1주기, "끼인 새우" 이라크의 운명은?

안준호 2021. 1. 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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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되는 주권, 이라크는 자주독립의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안준호 기자]

1년 전인 2020년 1월 4일, 아직 코로나19의 위험성이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시절에 일어났던 드론폭격을 통한 카셈 솔레이마니 암살사건은 중동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가 죽은 이후 미국은 더 강도 높은 압박을 위해 동맹국에게 파병과 연합훈련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동맹국들은 이란과의 관계를 파토내고 싶어 하지 않았고, 대부분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 또한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는 형식으로 추가파병을 회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이란은 이 행위를 적대행위로 받아들였다. 이후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매우 악화되었다.

코로나19 관련 의료품 교류로 다시 회복되는 기미가 보였으나, 이번 나포 사건으로 다시 악화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부 여론은 두 나라 사이에 낀 한국의 약한 모습에 서러움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서러운 나라는 따로 있다. 바로 이라크다.

다시 돌아보는 솔레이마니 암살사건, 이라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
 
▲ 이란 알 쿠드스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 그의 죽음은 현재까지 미국-이란 관계와 중동 정세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 wiki commons
 
오바마 정권 때 핵합의를 통해 관계가 정상화 되어가던 미국과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 이후 다시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게 되었다.

이러한 화해와 갈등의 과정에는 시리아-이라크 내전이 있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ISIS(이슬람 국가)의 발흥으로 이라크까지 확대되었고, 서방이 지원하던 반군들이 근본주의 세력으로 흡수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진영은 이 두 국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한 것이 이란이었다. 이란은 시리아, 이라크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보했다. 이 때 ISIS에 대한 토벌을 지휘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 이란의 영향력을 뿌리내린 사람이 카셈 솔레이마니였다. 
미국이 이란과 화해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중동 정세의 변화 때문이었다. 이란에 대미 온건파 행정부가 들어서자 미국은 이란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중동 정세 변화에 대처해보려고 했던 것이다.

이라크는 이란과 같은 시아파 종파가 다수인 국가이다. 이라크 내전 과정에서 친 이란 민병대가 성장했고, 이들은 솔레이마니의 지원을 받아 강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라크 내 친 이란 세력이 득세하고 집권하게 되면서 미국의 이라크 내 영향력이 축소됐다. 특히 오바마 정권의 외교정책에 동의하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이라크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했다.

2018년 이후 ISIS가 괴멸하고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더욱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란의 이라크에서의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하기로 선택한 것이었다. 결국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수많은 원인 중 하나는 미국과 이란의 패권 다툼이었다.

이라크는 언제쯤 자주독립의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결국 솔레이마니의 죽음 이후 이라크는 내전을 방불케하는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2019년까지 일어났던 반정부 시위는 모습을 감추고 반미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났으며, 친이란 민병대와 미군 간의 크고 작은 교전이 일어났다. 양측 모두 이라크 정부와 민간인들의 주권은 안중에도 없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은 이라크를 대리전의 전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미군과 친 이란 민병대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고, 이라크 민간인들은 전쟁과 테러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거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전쟁 때 전쟁범죄를 저지른 민간군사회사 용병들을 사면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이라크의 주권은 지금도 유린당하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이라크 전쟁을 통해 후세인이 축출되고 난 뒤 대혼란 상태에 빠졌었다. 미국은 전후 이라크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수많은 이라크 국민들이 미국의 거짓 명분으로 일으킨 21세기 최악의 전쟁으로 죽어갔다.

그러면서도 미군기지를 설치하여 이라크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 철수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인 제대로 된 철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라크는 언제쯤 자주독립의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한국 시민사회가 고통 받는 이라크인들과 연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한국에게도 낯선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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