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예선을 도하-두바이에서 치르는 이유

김희선 2021. 1.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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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오픈'이지만 예선전이 호주에서 열리지 않는다. 예선만큼은 '중동 오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또 하나의 진풍경을 만들었다.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은 보통 1월 중순 개최된다. 올해는 평소보다 조금 늦은 2월 8일 개막해 약 2주간 치러질 예정이다. 개막일이 미뤄진 건 역시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호주의 방역 정책상 입국자들은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데, 호주오픈 참가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고려해 대회 개막을 미룬 것이다.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은 개막일을 늦춘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이번 호주 오픈 예선(10~13일)을 각각 카타르 도하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메이저 대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회 예선이 개막 2~3일 전, 본선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색적인 결정이다. 더구나 예선 개최지가 본선 장소인 호주와 지구 반대편이나 마찬가지인 중동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머나먼 중동에서 호주 오픈 예선을 치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고,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코로나19 확진자 1만 명대를 유지하며 '청정국'으로 불렸던 호주는 2차 대유행으로 1만 명 이상이 추가 확진됐다. 6일 현재 확진자 2만 8532명, 사망자 909명을 기록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에서 참가자가 몰려드는 호주 오픈이 열리는 만큼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AP 등 외신은 "호주 정부가 대회 개최를 승인하면서 참가 가능한 인원을 1000명으로 제한했다. 선수들 역시 2주 간 자가 격리와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 조치에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대회 관련 입국자를 1000명으로 제한한 상황에서 많은 선수가 참가하는 예선까지 호주에서 치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호주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예선전을 치르는 방안이 제시됐고,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대회를 개최한 카타르와 UFC가 열린 UAE에서 예선을 열기로 했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전세기를 통해 호주로 이동한다. 자가 격리를 마친 뒤 다섯 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왔을 경우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중동 오픈'으로 치러지는 남녀 단식 예선에는 총 128명의 선수가 참가해 본선 출전권을 놓고 다툰다. 한국 선수 중에는 여자 단식 한나래(29·인천시청·세계 204위)가 두바이에서 열리는 예선에 나선다. 예선전에서 3세트 3경기를 이겨야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남자 단식의 권순우(24·당진시청·95위)와 복식의 남지성(28·세종시청)-송민규(31·KDB산업은행) 조는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권순우는 5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만큼, 호주오픈에서 3회전까지 갈 수 있다면 앞으로 남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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