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달전 "韓선박 나포 위험"..이란 첩보 알고도 당했다

박용한 2021. 1.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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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당국, 지난달 나포 위협 첩보 전달해
사전 경고에도 국민 보호에 둔감 비판 자초
청해부대, 민감한 시기 다국적 훈련 계획도
5일 청해부대 최영함(4천400t급)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나포 상황 대응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전날 오만의 무스카트항 인근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가 이란에 나포됐다는 상황을 접수한 직후 급파됐다. 사진은 2019년 최영함의 임무수행 모습. [사진 해군 제공]


지난 4일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국적의 한국케미호가 이란에 나포되기에 앞서 정보당국이 이 일대에서의 나포 위협 가능성을 사전에 관계 부처에 전파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정보당국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민간 선박의 나포 가능성을 포함한 위협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안보 관련 부처에 전파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첩보 내용은 모호했지만 이 일대에서의 긴장 고조를 감안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관련 부처에서 위협 가능성을 민감하게 여기지 않아 구체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은 이란혁명수비대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숨진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란은 그간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보복을 여러 번 강조해 왔다.

정보당국이 파악해 전파한 첩보에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의 표현과 내용이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당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선박이 나포됐다는 점에서 관련 부처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한국 선박 보호에 둔감했다는 비판을 자초할 전망이다.

청해부대,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 지역 확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와 관련 아덴만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한국 선적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보호하기 위해 파병된 청해부대가 왜 한국케미호 보호에 나서지 않았는지도 의문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케미호가 청해부대의 보호를 받으면서 함께 움직였을 경우 이란 해군이 섣불리 영해에서 나포를 시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당국이 사전에 나포 위협을 관계 부처에 알렸다는 점에서 군은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선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한 순간에 현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다른 소식통은 이에 대해 “청해부대는 4일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8일엔 해상 연합훈련에 나서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필리핀해에서 진행한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함(왼쪽)과 니미츠함의 합동 훈련. 훈련 뒤 루즈벨트함(CVN-71)은 미 본토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고 니미츠함(CVN-68)은 중동지역에 배치됐다. [사진 미 국방부 제공]


한편, 미국은 내달 초 호르무즈해협에서 항공모함 2척을 동원해 이란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미국 샌디에이고를 출항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이 최근 태평양 해역에 진입했다. 이미 중동에 배치된 니미츠 함은 당초 태평양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과 만나 임무를 교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니미츠 함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이 중동에 도착할 때까지 머무르기로 했다. 니미츠 함은 임무에 투입된 지 10달째로 승조원의 피로도가 높은 상태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오는 20일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는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양국이 힘겨루기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협상에 앞서 항모 두 척을 투입해 이란을 압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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