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0명인데도..전국민 백신 맞는 이 나라
코로나 감염 '0'지만 이유는 '경제 살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국민에게 접종하는 나라가 있다. 인구 1만8000명가량인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서 팔라우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0'을 기록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팔라우가 지난 3일부터 모더나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팔라우가 거의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한 첫 번째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인구 수가 적어 백신 보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팔라우 보건부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2일 모더나 백신 초기 물량인 2800회분이 들어와 3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료 종사자, 필수 근로자, 75세 이상의 기저 질환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다. 1호 접종자는 60세 의사인 실비아 오사르치였다. 팔라우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전체 인구의 80%에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물량 조달이 원할할 경우 올 4~5월까지 접종을 마치는 게 목표다.
팔라우는 필리핀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1947년 미국의 신탁통치령이 되었다가 1994년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와중에 팔라우가 청정국이 된 비결은 강력한 봉쇄 정책이 꼽힌다.
CNN에 따르면 팔라우는 1월 코로나19가 아시아와 태평양에 번지기 시작하자 국경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3월까지 국경 문을 완전히 닫았고, 4월부터는 국민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외딴 섬나라라는 지리적 이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팔라우는 왜 백신 접종을 발빠르게 시작했을까. 이유는 '경제 살리기'다. 팔라우에는 해마다 인구의 약 5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했다. 국민 총생산(GNP)의 40~50%가 관광 수입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는 막았지만, 관광 수입이 줄면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달 말 취임하는 슈란젤 윕스 팔라우 대통령 당선인은 WP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정부는 갚는데 수 년이 걸릴 엄청난 부채를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팔라우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달성하면 관광 산업이 다시 활성화돼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팔라우 보건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의무는 아니지만 인구의 80%가 맞아 집단 면역을 달성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윕스 대통령 당선인은 "대량 백신 접종은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가져다 줬다"면서 "우리가 백신 접종을 어떻게 완료하는지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우방국인 팔라우는 미국의 백신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팀과 접촉해 백신 확보에 성공했다고 CNN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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