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제 부문 엄청나게 미달".. 당대회 첫 실패 자인한 北, 왜?

손재호 입력 2021. 1. 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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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사진)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정책 전반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제8차 노동당대회 막을 올렸다.

7000명가량의 당대회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깨끗이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렇게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은 이른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상황에다 선대와는 다른 솔직한 화법으로 주민들을 대하겠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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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 인한 경제난 해법 안보여
김정은 솔직 리더십으로 돌파 전략
연합뉴스


김정은(사진)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정책 전반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제8차 노동당대회 막을 올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최대 정치 행사인 당대회에서 자신이 직접 입안한 국가 전략의 실패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의 삼중고로 가중된 경제난을 극복할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밝혔다. 7000명가량의 당대회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깨끗이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A4 용지 4장 분량의 개회사를 15분가량 읽어내려가면서 “우리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해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경제 실패의 주된 원인이지만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1993년 ‘3차 7개년 계획’의 실패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으려 한 것과 대조된다.

김 위원장이 이렇게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은 이른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상황에다 선대와는 다른 솔직한 화법으로 주민들을 대하겠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정책 실패에 대해선 발빠른 인정과 사과를 해 왔다. 지난해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직전 당 전원회의에서는 ‘편향과 결함’을 언급하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게 경제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 통치를 하는 데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과장되고 추상적인 것을 싫어하는 김 위원장의 평소 성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도 “‘정상 국가’를 지향하는 김 위원장이 다른 나라 지도자처럼 잘못에 대해 사과한 것 같다”며 “최고지도자가 먼저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간부들도 솔선수범해 일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구체적인 경제발전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사업총화 보고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에서 발로된 결함과 그 주객관적 요인에 대해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공고한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렇다 할 해법을 모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회 개회사에선 대남 또는 대미 노선을 발표하거나 핵·미사일 관련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7차 당대회 때처럼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마친 뒤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남측의 보건·의료 협력 제안을 수락하는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이번 당대회가 “한반도 평화 및 남북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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