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자산 거품' 경고.. 비상조치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2021. 1. 7. 04: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외에서 과잉 유동성이 초래한 '자산 거품'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개막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 총재, 머빈 킹 전 영국중앙은행 총재 등은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부채가 한계에 이르렀으며, 정부 지원으로 연명해 오던 좀비 기업을 시작으로 기업 파산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에 큰 충격 없이 부채를 줄여나가고 좀비 기업은 퇴출하는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펴나가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과잉 유동성이 초래한 ‘자산 거품’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개막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 총재, 머빈 킹 전 영국중앙은행 총재 등은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부채가 한계에 이르렀으며, 정부 지원으로 연명해 오던 좀비 기업을 시작으로 기업 파산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잠재된 위험이 올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소 신중한 이 총재의 행보를 볼 때 이례적으로 강한 톤이다.

지난해 말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이 총재의 위기감이 와 닿는다. 가계신용(가계부채+판매신용)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40조원으로 처음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규모도 규모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속도다.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재작년 3분기 말 증가율은 3.9%였다. 1332조원인 기업부채는 1년 전보다 15.5% 늘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본다.

가계와 기업이 빌린 돈이 생산과 소비, 투자 등에 투입된다면 크게 걱정할 것도 없다. 이 막대한 부채가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되는 등 머니 게임의 밑천이 된다는 게 문제다. 최근 주가 급등의 주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을 받은 개미들이다. 6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3000을 뚫고 올라간 것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게 이 때문이다. 더 큰 뇌관은 부동산시장이다. 20, 30대까지 아파트 ‘패닉 바잉’(공포 매수)에 나선 데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집값 급등과 전세대란을 부른 정부의 잘못이 크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 위기라는 이유로 빚잔치를 계속할 순 없다. 경제에 큰 충격 없이 부채를 줄여나가고 좀비 기업은 퇴출하는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펴나가야 한다. 경제 연착륙을 위한 첫 조치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도입한 비상조치의 축소다. 한은이 금융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시행한 회사채·CP 매입기구에 대한 대출, 은행에 대한 담보대출 여력 확충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도 좀비 기업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경제에 주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점진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