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제발전 목표 엄청나게 미달했다" 실패 고백

정용수 2021. 1. 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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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년 만에 노동당 8차대회 개최
코로나에도 노마스크 7000명 운집
집행부 39명 중 29명 대거 교체
김여정, 정치국 위원될지 주목

북한이 5일 5년 만에 노동당 8차 대회를 열면서 ‘노마스크’ 당대회로 개최했다. 북한 매체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당대회에 참석하는 대표자는 5000명(중앙당 간부 250명, 각 조직 대표 4750명)으로 5년 전(3667명)에 비해 대거 늘었다. 방청객 역시 1387명에서 2000명으로 늘어 대표와 방청객을 합치면 7000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두기도 없이 빽빽하게 착석했다. 그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까지 폐쇄했던 북한이 노동당 고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당대회는 노마스크 밀집 대회로 연 것이다. 당대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자리여서 ‘최고 존엄’의 안위와 연관돼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노마스크 당대회를 통해 국내외에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은 코로나19 안전지대임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선전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당대회 집행부는 대거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당대회 집행부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이다. 2016년 7차 당대회 때와 집행부 숫자는 같지만, 집행부의 29명(74.4%)이 교체됐다. 5년 전에 비해 군부의 숫자가 줄고, 여성이 대거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정부 당국자는 “7차 당대회 때 군부 인사는 719명이었는데 이번에는 408명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행정경제 부분 대표는 423명(7차)에서 801명으로 늘었다. 여성은 315명(2016년)에서 501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김 위원장이 향후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조직 개편 및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성을 우대하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김여정이 앉은 자리는 당대회 장에 마련된 주석단의 둘째 줄에 중간쯤이다. 북한은 이날 회의 안건에 중앙지도기관 선거(간부 임명)를 포함하고 있어 김여정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격시킬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 첫날인 5일 “조국통일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사업을 강화 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대회 때 대남 및 대외 관계 노선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도 뭔가를 예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5년 전엔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관계발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잇달아 시험 발사하고, 핵무기 완성을 선언하는 출발점이 2016년 당대회였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 개회사에서 “경제발전 목표를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실패 고백’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자력갱생을 강조해 왔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통해 대북 제재 해제를 추진했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며 좌절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 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대회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자구책 마련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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