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학대 의심했다던 홀트, 보고서엔 "애착관계 안정적"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가 지난해 7월부터 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홀트아동복지회가 직접 작성한 가정조사보고서에는 학대를 의심하는 정황이 전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홀트아동복지회 가정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3월과 7월 두 차례 정인이 입양 가정을 방문했다.
7월 방문은 두 번째 학대 신고 이후였고, 홀트아동복지회는 이때부터 학대를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가정조사보고서에는 이런 의심 정황이 담기지 않았다.
정인이의 몸무게가 넉 달 전과 같은 9.4kg이지만 "비교적 동년배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적었고, "가족들과 애착관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적혔다.
이때 정인이는 피부 착색과 이마의 붉은 자국 등 학대를 의심할 정황이 있었지만 "아토피 증상" 때문이거나 "엎드려 돌아다니며 자는 습관" 때문이라고 기재했다.
학대에 대한 내용은 오히려 양부모가 "아동 학대 이슈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맥락에서 언급됐다.
7월 보고서의 종합검토의견에는 "방문 당시 아동은 양모에게 안겨 스킨십을 하거나, 상호작용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관찰됐다"며 "양부모는 최근 아동학대 관련 이슈로 주변의 관심과 이목이 쏠리는 것 같아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아동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적혀있다.
이어 "상담원은 양모에게 이럴 때일수록 보다 세심하고 민감하게 아동을 관찰하고, 아동에게 상처가 생겼을 때보다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아동 학대 신고를 '힘든 시기'로 표현하며 "(양부모는) 어려움을 극복하여 보다 단단한 가족애를 경험하는 날을 기대하고 소망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신 의원은 "현장 조사나 상담 과정에서 문제가 없음을 전제하고 부모의 말만 계속 반복하는 보고서를 썼다는 것 자체가 피해자의 입장에서의 현장 조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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