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조구함-안창림 "두 번 실패 없다. 도쿄행 맞춤준비 끝"

피주영 2021. 1. 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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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후보 조구함·안창림
리우서 나란히 탈락 아쉬움 삼켜
11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서 점검
남자 유도 간판 조구함(왼쪽)과 안창림은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진 대한체육회]

"두 번 실패는 없습니다." (조구함)
"구함이 형과 동반 금메달 따야죠." (안창림)

남자 유도 국가대표 조구함(27·100㎏급)과 안창림(26·73㎏급)은 올해 도쿄올림픽을 앞둔 각오가 남다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나란히 조기 탈락한 아픔 때문이다. 조구함은 다크호스로, 안창림은 세계 1위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실력도 경험도 부족했다. 그로부터 4년 반. 이들은 다른 사람이 됐다. 매트 위에 선 이들에겐 빈틈은 없다. 그러면서도 여유가 넘친다.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 중인 두 사람은 4일 전화 인터뷰에서 "며칠 전 크리스마스는 물론 새해 첫 날에도 운동했다. 아쉽지 않다. 도쿄올림픽에서 함께 태극기 휘날릴 날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조구함은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중앙포토]


조구함(1m77㎝)은 기술로 1m90㎝대 거구들이 즐비한 100㎏급 무대를 평정했다. 주특기 업어치기(끌어당기는 기술)에 의존하던 그는 리우 대회 이후 안뒤축걸기(밀어서 넘어뜨리는 기술)를 추가했다. 주효했다. 그는 2018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2월엔 마침내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업어치기가 주 무기인 안창림도 새로운 필살기인 허리후리기를 연마했다. 안창림은 "주특기는 20년 이상 단련한 대표 기술이다. 하나 더 만드는 과정은 정말 혹독했다"고 설명했다. 조구함은 단시간에 체급을 한 단계 내리는 고통과 비교했다. 100㎏ 이상급 선수였던 그는 2013년 5주 만에 25㎏를 뺀 적이 있다. 조구함은 "허기를 참아 가며 러닝머신을 뛰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두 사람은 코로나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시간을 벌었다. 조구함은 "세계 1위가 되면서 기술이 전부 노출됐다. 올림픽이 제때 열렸다면, 나를 완벽하게 분석한 상대에게 고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구함은 최근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우선 매일 두 시간 무제한급 선수들과 스파링한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자신보다 30㎏ 이상 무거운 선수를 상대로 기술을 성공한다면 같은 체급에선 압도할 수 있다. 경량급 선수와도 붙는다. 중량급은 중량급끼리 훈련해야 한다는 공식을 깬 발상의 전환이다. 조구함은 "보통 힘이 떨어지는 경량급과 스파링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스피드다. 경량급 선수의 기술을 타이밍을 체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안창림은 최근 조구함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나란히 금메달을 꿈꾼다. [중앙포토]


안창림은 그동안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렸다. 2019년 8월 목 부상을 당했는데, 회복이 더뎠다.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로 올림픽에 나갈 뻔했다.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안창림은 도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유도 명문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에서 우승했다. 그가 전국 대회 첫 금메달을 딴 곳이 바로 올림픽이 열릴 도쿄 무도관이다. 안창림은 일본 유도계로부터 귀화를 권유를 받아지만, 이듬해 용인대로 편입했다. "한국 사람은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구함은 이런 안창림을 친동생처럼 챙겼다. 일본 교토에 사는 부모를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안창림이 외로워할까 밥도 사주고 운동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나란히 필룩스그룹 유도단에 입단하며 더욱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

두 사람은 11~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점검한다. 지난해 2월 독일 뒤셀도르프 그랜드슬램 이후 11개월 만에 열리는 국제대회다. 세계 36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도쿄올림픽 모의고사격이다. 현재 조구함은 100㎏급 2위, 안창림은 73㎏급 13위다. 오랜만에 나가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 자신하냐'고 물었다. 형 조구함이 답했다. "저희 무려 5년 차 올림픽 준비생입니다. 최종 업그레이드는 끝났고요. 이제 도하든 도쿄든 무조건 '금빛 메치기'입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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