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백신 접종이 갈라놓을 세계

강희종 2021. 1. 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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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해였다.

2021년은 어떨까? 새해가 밝았으나 세계 각국은 여전히 코로나19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올해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할 7대 이슈 중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꼽았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때마다 참고 인내해온 국민으로서는 최근 해외 각국의 백신 접종 개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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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해였다.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없었다. 너 나할 것 없이 모두가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2021년은 어떨까? 새해가 밝았으나 세계 각국은 여전히 코로나19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했다. 반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1년 이상 인류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어쩌면 올해가 다 가도록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한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영국은 3차 봉쇄령을 내렸으며 일본도 긴급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상황이 무작정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백신이 예상보다 일찍 개발, 보급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과 유럽연합(EU) 각국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가 화이자 백신 접종에 나섰다. 조심스럽지만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세계는 어떠한 모습일까?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 하나는 아마도 각국의 역학 구도일 것이다. 코로나19를 잘 극복한 나라와 그러지 못한 나라 간 발전 속도의 차이는 향후 몇 년간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지난해에는 모두가 힘들었지만 올해부터는 나라별로 명암이 나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 우리는 K방역을 내세워 코로나19를 훌륭히 극복하고 있다고 자찬한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공히 인정받는 곳은 대만, 베트남, 뉴질랜드다. 최근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를 잘 극복한 나라로 대만과 뉴질랜드를 꼽았다. 대만은 초기 강력한 통제와 효과적인 방역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7명에 불과하며 지난해 경제성장을 이뤘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강력한 통제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중국은 2028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는 미국은 어떨까? 미국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하고 재빨리 접종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 효과에 따라 미국 경제는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백신 접종을 얼마나 신속히 하느냐에 경제 회복 속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올해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할 7대 이슈 중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백신 보급 시기, 재정 여력 등에 따라 국가 간 경기 개선세가 상이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보급 속도가 국가별로 경기 회복 시기를 좌우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제대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저개발 국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이 늦어지면서 더욱더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뒤늦게 백신 확보에 나선 것은 참으로 중대한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단행했다. 재정 건전성 우려에도 초유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쳤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때마다 참고 인내해온 국민으로서는 최근 해외 각국의 백신 접종 개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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