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 진격의 코스피.. 13년 묵은 주가, 아픈 순간들

윤성호 2021. 1.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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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내 살아 생전에 3,000을 볼 수 있다니..."
주식을 15년 넘게 투자한 오씨는 코스피 지수 3,000 포인트가 넘어가자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 시작 직후인 오전 9시 0분 40초 3002.26을 기록하며 3000을 뛰어넘었다.

한국 증시가 장중 사상 첫 3,000선 돌파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56년 3월 3일 한국증시 첫 개장이래 '전인미답'의 3,000P 시대다. 작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가 대폭락을 맞았지만 주요 선진국(G20) 중 가장 가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마침내 새해인 오늘에 이르러 3,000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첫 돌파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코스피가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주역은 개인 투자자다. '동학개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이들의 활약은 실로 놀랍다. 지난해 3월 1,500선 이하라는 대폭락 이후 40조원 가까이 유가증권시장에 쏟아부으며 증시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조7000억원, 20조원을 순매도했다. 이처럼 사실상 동학개미들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다만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빚을 내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비중도 커지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증권사에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융자잔고인 이른바 ‘빚투’가 19조 3천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현실은 주식 시장에서 조정이 발생한다면 큰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

밝은 표정의 하나은행 딜링룸 직원들.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아 지난 13년 동안 3,000을 돌파하지 못한 뼈아픈 역사의 순간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2007년 주식시장은 국내 경기 회복세, 간접 투자 증가에 따른 기관 투자자의 매수 확대, 개인의 직접 투자 증가,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 등에 힘입어 전년의 조정 장세에서 벗어나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주가지수가 전년 말 대비 대폭 상승한 2,000포인트 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2,000돌파!' 7월 25일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2,000포인트를 돌파해 2,004.22포인트로 마감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코스피 3천시대를 향해' 2007 증권시장이 폐장한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자축하고 있다.

2008년 주식시장은 미국 발 금융 위기와 실물 경제 침체 등으로 41% 급락하면서 증시는 온통 퍼렇게 물들었다. 미국 하원 구제금융 법안 부결 처리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됐고 우리 정부는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시의 불안은 지속되면서 급기야 연중 최저점인 938.75포인트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연일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는 달러-원 환율 상승 여파로 100포인트 이상 폭락한 10월 16일 목동의 한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시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 1600선이 무너진 1월 30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전광판이 전날보다 48.85포인트 떨어진 1589.06을 나타내고 있다.


2008년 마지막 주식거래가 이뤄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가 1124.47로 마감한 가운데 한 거래소 직원이 지수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2009년 주식시장은 대박을 터뜨렸다. 금융위기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지수는 50% 이상 올랐고 수백% 오른 종목이 부지기수다. 2008년 1124.47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2009년 1718.88(+52.9%, 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지수는 332.05에서 562.57로 69.4% 수직 상승했다. 코스피·코스닥을 합한 시가총액은 올 들어 55.9%(348조원) 증가했다.

9월 22일 1700돌파한 1718.88로 마감했다.


올해 마지막 증권선물거래가 있었던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2009년 장을 마감하며 색종이 가루를 던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29포인트 오른 1682.77로 마무리했다.

2010년 주식시장은 3년 만에 최고의 호황을 보이며 한 해를 마감했다. 주식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고,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 턱밑까지 올라갔다. 폐장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51포인트(0.37%) 오른 2051.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2년 5개월만에 1900선을 돌파한 10월 6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5.01포인트 오른 1903.95로 마감했다.

2011년은 사상 최고치와 사상 최악의 폭락을 함께 경험한 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000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제2차 양적 완화 정책 실시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세계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5월 2일 코스피 지수는 2228.96을 기록했고 장중 기준으로 4월 29일 2231.47을 기록하기도 했다.

8월 초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됐다. 국내 증시는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블랙 먼데이’로 기록된 8월 8일을 시작으로 9일 코스피 지수는 184.77(9.88%)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하락폭(장중 기준)을 기록했다.

1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2011년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 종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환호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8포인트(0.93%) 오른 2,070.0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흘 연속 2% 이상 하락했던 코스피는 5일 전날보다 74.72포인트(3.80%) 더 떨어진 1.943.75로 마감했다. 8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에서 투자자들이 심각한 표정 시세를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4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뛰며 최고가를 경신한 12월 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한 관계자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만원(6.97%) 상승한 107만4000원에 장을 마감, 지난 2009년 1월28일 기록한 전일 대비 상승률(10.52%)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상승한 것. 오늘 코스피 지수는 68.67포인트 오른 1916.18포인트를 기록했다.

2012년 주식시장은 지루한 박스권 장세였다. 코스피 지수는 1825.74로 시작해 3월 장중 2057.28까지 올랐지만 고꾸라져 7월 1769.31까지 떨어졌다. 9월에 2000선에 진입했지만 역시 오래 못 가 1800선으로 밀렸다. 12월 들어서야 다시 2000선에 재진입 했다. 1800과 2000 사이에서 코스피 지수가 왔다 갔다 했다.

2012 증권ㆍ파생상품시장 폐장일인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997.05로 거래를 마감했다.

2013년 주식시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지난 6월 1800선을 하회하기도 했지만, 하반기부터 미국·유럽의 경기 회복세 지속 및 외국인 투자 매수 강화로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아듀! 2013’ 2013 증권ㆍ파생상품시장 폐장일인 12월 30일 오후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색종이를 뿌리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11.34로 거래를 마감했다.

2014년 주식시장은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26일 종가가 1,948.16으로 연초보다 3.14% 떨어졌다.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은 러시아(―42.57%)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1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황판의 종합주가지수가 전일 대비 19.17포인트(0.96%) 내린 1,984.87을 나타내고 있다.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23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2015년 주식시장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고전했다. 세계 각국의 경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은 상반기에는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결국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등에 발목을 잡혔다. 코스피는 30일 1,961.31로 거래를 마쳤다.

남북 간 군사 긴장과 중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인 8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여 모니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800선까지 위협받았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6년 주식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이어진 대통령 탄핵국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싸드(THAAD)로 인한 중국의 반한 기류 등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끝내 2,100 선을 넘지 못하고 끝났다. 코스피는 29일 종가 기준 2,026.49로 지난해 말과 견줘 3.3% 오른 채 마무리됐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의 여파로 세계 증시와 환율,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와 파운드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는 6월 7일 코스피 지수가 1.61p (0.08%) 오른 1926.85 로, 원달러 환율은 2.40원 오른 1,182.30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사옥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원.달러 환율 시나리오를 읽고 있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폭락했던 코스피가 급 반등하여 44.22포인가 오른 2,002.6으로 장을 마감한 11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세계 주식 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7년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지속하며 지난 6년 간의 박스권을 탈피했다. 글로벌 증시도 경제 회복과 기업들의 호실적,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였다. 코스피는 2,500시대를 열었고 코스닥은 10년 만에 800선을 터치했다. 2017년 코스피는 2467.4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1.57p(0.97%) 오른 2,241.24로 장을 마감한 5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최고치를 기념하며 꽃가루를 뿌리고 있다.

2018년 주식시장은 희망으로 시작해 불안으로 끝났다. 코스피는 1월 한달 동안 2600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표면화 되면서 기대 심리는 불안으로 바꼈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 인상, 전세계 경기둔화 전망 등에 따라 수출 중심 한국경제 및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2018년 코스피는 2041.04로 장을 마감했다.

1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18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참석내빈들이 개장신호식을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7포인트 오른 2474.86으로,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21 포인트 오른 803.63로 출발했다.


한반도 평화 무드에 코스피 지수가 22.98포인트 오른 2,515.38로 장을 마감했다. 4월 3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피 지수가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10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 코스닥 지수는 33.37포인트(-5.03%) 내린 629.70,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141.40원에 마감됐다. (사진=뉴시스)

2019년 주식시장은 코스피 1,900선 붕괴와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 발동, 외국인의 21일 연속 매도 등 다사다난했다. 코스피는 2197.67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 취소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6원 오른 1222.2원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 내린 1925.83에 마감했으며, 코스닥은 3.42포인트 내린 590.75로 장을 마무리했다.

2020년 주식시장은 '코로나19'와 '동학개미' 두 단어로 정리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1400선까지 주저 앉았지만 개인 투자자의 투자 열풍으로 연말에 28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폐장일인 30일 2,873.4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1962.93)보다 54.66포인트(2.78%) 내린 1908.27에 장을 마감한 3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19.97)보다 24.36포인트(3.93%) 내린 595.61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3.2원)보다 0.2원 내린 1193.0원에 마감했다. (사진=다중노출 촬영. 뉴시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2.96포인트(1.88%) 오른 2,873.47에 장을 마감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01포인트(1.15%) 오른 968.42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5.8원 내린 1,086.3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1990년대 주식시장의 모습

주식투자가 50여명은 1992년 7월 23일 오후 서울 명동 대유증권 명동지점에서 장기증시침체에 대한 당국의 무책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1993년 1월 9일 서울 여의도 럭키증권 주식 종합지수 전광판에 종합 주가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00-09-20일 반도체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지수의 대폭 상승 소식이 전해지고 대통령의 증시안정대책지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넘어 큰 폭 상승했다.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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