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소의 해와 1월 효과

송화정 2021. 1.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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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소의 해가 밝았다. 소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새해 첫 날부터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며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했다.

강세장을 황소에 비유해 불마켓(bull market)이라 부른다. 반대로 약세장은 곰에 비유해 베어마켓(bear market)이라 한다. 황소와 곰으로 증시 상황을 표현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황소와 곰이 서로 싸우도록 부추기는 미국의 전통 스포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황소는 뿔을 밑에서 위로 치받으며 공격해 그 모습이 주가가 밑에서 위로 오르는 모습과 비슷하고 곰은 공격할 때 앞발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게 됐다는 설이다.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 1450선대까지 급전직하한 후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며 11월 말부터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말 그대로 황소가 뿔을 밑에서 위로 치받는 모습과 비슷한 궤적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1월 효과까지 더해지며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1월 효과란 새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1월에 주가가 다른 달보다 많이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1970년 이후 미국의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1월과 2월에 수익률에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연초에 정부의 각 정책들이 발표되고 경제 전망에 있어서도 낙관적인 수치가 제시되며 긍정적인 증시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고조되고 시중자금도 풍부하기 때문에 1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그동안 1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았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1월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것은 12차례에 그쳤다.

올해는 1월이 시작되자마자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첫 날 2.47% 상승하며 2900선을 넘어섰고 전일에는 1.57% 상승하며 2990선에 올라서는 등 6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1월에 주가가 상승할 경우 그 해 연간 수익률도 플러스를 기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이후 지난해까지 1월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경우 연간으로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은 80%에 달했다.

전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을 감안하며 마냥 장미빛으로만 볼 순 없다. 코스피는 지난 2018년 1월29일 장중 26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그해 코스피는 연고점 대비 21% 정도 하락한 2041.04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갑자기 터져나온 미ㆍ중 무역분쟁이라는 변수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년 종가 대비 17.28%나 하락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도 어떤 돌발변수가 증시에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다. 지난해에도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출현으로 증시가 폭락하는 패닉장세를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각국의 경기부양책, 수출 호조 등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 코로나19 등을 꼽는다. 각국 경기부양책은 지난해에 이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이후 정책 시행에 따른 모멘텀 소멸은 부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백신과 치료제 보급은 긍정적이지만 장기화와 재확산에 따른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밖에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공매도 재개 이슈 등도 우려 요인이다. 증시는 마냥 오르기만 할 수 없다. 증시가 예상 못한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는 지금이 가장 신중해야 할 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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