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가장 큰 타격 입은 골프장

성호준 2021. 1. 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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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 이글 골프장. [사진 볼드 이글 골프장]

미국 워싱턴 주 포인트 로버츠에 있는 볼드 이글 골프장은 지난해 3월 문을 닫았다. 언제 문을 열지 기약도 없다. 코스 관리인 한 명이 남아 그린을 위협하는 잡초를 깎고 버티는 중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 골프장들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사람들이 비교적 안전한 골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골프장들도 활황이다.

반면 코로나 19의 피해를 본 골프장도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볼드 이글 골프장을 6일 미국 골프닷컴이 소개했다. 이 골프장은 바다에서 가깝고 숲이 우거졌으며 코스도 좋아 미국 북서부의 정상급 골프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코스의 피해가 큰 이유는 이렇다. 미국과 영국은 영유권 분쟁이 있던 서부해안에 대해 1846년 오리건 조약을 맺었다. 밴쿠버 섬을 제외하고 북위 49도 이남 지역은 미국, 이북은 영국의 영토로 하기로 했다. 이후 49도 이북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캐나다가 됐다.

인구 1300명이 거주하는 포인트 로버츠는 밴쿠버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캐나다 문화권 마을이다. 그러나 북위 49도 이남이라 엄연한 미국 영토다. 마을은 반도 끝에 있어 미국으로 가려면 캐나다를 경유해야 한다.

반도 끝에 자리 잡은 볼드 이글 골프장 위치. [사진 구글맵]


캐나다는 코로나 19가 창궐한 지난 3월 국경을 봉쇄했다. 응급 상황 등 중요한 일이 아니면 국경을 넘을 수 없다. 국경 봉쇄가 매우 강했다. 류현진이 속한 메이저리그 야구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해 국경 봉쇄로 팀의 마이너리그 연고지 미국 뉴욕 주 버펄로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했다.

볼드 이글 골프장 손님의 99%를 차지하던 캐나다 골퍼들이 오지 못했다. 미국 골퍼가 방문하긴 더 어렵다. 미국에서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가 다시 국경을 넘어야 한다. 거리도 멀다. 결국 포인트 로버츠 마을은 국경에 고립된 섬이 됐다.

일주일에 한 번씩 미국에서 생필품을 싣고 오는 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골퍼들이 일주일 일정으로 배를 타고 오지는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고립을 오히려 좋아한다고 골프닷컴은 전했다. 마을에는 주유소와 식료품 가게 등이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명도 없었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마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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