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용on리버풀] 구멍이 돼버린 아놀드, 리버풀엔 대안이 없다

김정용 기자 2021. 1. 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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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추격이 절실한 시점에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뺐다. 한때 승리의 열쇠였던 아놀드는 최근 수비 구멍으로 전락했다.


5일(한국시간) 영국의 사우샘프턴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를 가진 사우샘프턴이 리버풀에 1-0으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당한 리버풀은 승점 33점(9승 6무 2패)에 머물렀다. 여전히 1위지만, 한 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다. 여기에 5위 맨체스터시티는 리버풀보다 두 경기 덜 치른 가운데 승점 4점차다. 맨유와 맨시티 모두 경기 숫자를 따라잡으면 리버풀을 앞지를 수 있다.


실점은 거의 알렉산더아놀드 때문이었다. 부정확한 패스가 끊기면서 티아고 알칸타라가 반칙을 범해야만 했다. 이 프리킥이 문전으로 날아올 때도 알렉산더아놀드가 눈앞으로 날아온 공을 흘리면서 대니 잉스가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알렉산더아놀드 이름만 생략했을 뿐 사실상 책임을 물었다. "실점 상황에서 우린 이미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공을 따낼 수 있었던 선수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실수라는 건 명백했다.


그밖에도 전반 25분 제네포를 제대로 막지 못했고, 전반 40분에는 네이선 텔라를 상대로 어설픈 수비를 하다 슛을 허용했다. 이 장면들의 공통점은 알렉산더아놀드가 수비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동선이 엉키면서 동료의 수비까지 방해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날 공의 소유권을 38회 잃어버렸다. 이번 시즌 EPL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추격이 급했던 후반 32분 제임스 밀너와 교체됐다.


플레이가 다소 불안하다는 게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레스터시티 상대로 EPL 한 경기 최다 소유권 상실 기록(49)을 세우기도 했다.


심지어 알렉산더아놀드는 공격형 풀백치고 패스 성공률이 눈에 띄게 낮은 선수다. 최근 정상급 풀백들은 빌드업의 기점 역할까지 하며 안정적인 짧은 패스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 리버풀 왼쪽을 맡는 앤드류 로버트슨이 리버풀 합류 후 기록해 온 83~87%도 강팀 풀백의 패스 성공률로는 낮은 편이다. 반면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 주전으로 올라선 뒤 낮으면 76.7%, 높아봐야 80.2%를 기록해 왔다.


그럼에도 리버풀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지난 시즌 선수협회(PFA) 선정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건 압도적인 득점 기회 창출 능력 때문이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2018-2019시즌 1골 12도움(도움 3위), 2019-2020시즌 4골 13도움(도움 2위)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각각 11도움, 12도움을 기록한 로버트슨과 함께 좌우 측면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리버풀 스리톱은 쉽게 득점했다.


이번 시즌 알렉산더아놀드의 가장 큰 문제는 주요 공격 루트였던 킥의 정확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즌이 반 가까이 지났지만 2도움에 그쳤다. 1골 5도움을 기록한 로버트슨이 예년과 비슷한 생산성을 보이는 것과 큰 차이다. 알렉산더아놀드의 오른발 전진 패스는 모험적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킥력이 워낙 좋아 득점으로 이어지곤 했지만 이번 시즌은 아니다.


수비 불안은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다. 지난해 12월 리버풀이 잘 나가고 있을 때도 선수 출신 해설자 딘 애시튼은 "알렉산더아놀드는 자주 좋지 않은 몸의 자세를 취한다. 사람을 보지 않고 공만 보는 경우가 많으며, 위치를 잡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 점이 아놀드와 로버트슨의 작은 차이다. 로버트슨은 위험을 더 잘 감지하며 센터백을 돕기 위해 자주 후퇴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수비 불안을 감안해가며 알렉산더아놀드의 공격력을 활용해 온 리버풀이 센터백의 줄부상으로 인해 약점을 감출 수 없게 됐고, 여기에 고유한 장점인 어시스트 능력까지 퇴색하면서 공수 양면으로 문제가 생겼다. 종종 센터백 조 고메스가 라이트백을 맡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센터백조차 주전급이 전원 부상 당한 상태다. 대안은 밀너를 라이트백으로 쓰는 방안 정도다. 다가올 중요한 경기에서 알렉산더아놀드가 빠질 리는 없다. 클롭 감독은 컨디션을 회복시키기 위한 묘수를 내거나, 전술 조정을 통해 오른쪽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


리버풀은 어려운 일정을 앞두고 있다. 9일 애스턴빌라 원정으로 FA컵 4라운드를 치른다. 빌라는 EPL 8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10월 홈에서 리버풀에 7-2 대승을 거뒀던 팀이다. 이어 18일에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노스웨스트 더비'를 갖는다. 맨유는 리버풀전에 앞서서 번리를 먼저 상대하기 때문에 맞대결을 앞두고 선두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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