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던 양모, 악마인가 했다" 의료진이 본 정인이 마지막

양재영 2021. 1. 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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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학대 사건'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정인이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의료진의 증언이 전해졌다.

5일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인이의 CT(컴퓨터단층촬영), X선 검사 결과는 아동학대 사례로 의학 교과서에 실릴만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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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 영상 캡처


‘정인이 학대 사건’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정인이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의료진의 증언이 전해졌다.

5일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인이의 CT(컴퓨터단층촬영), X선 검사 결과는 아동학대 사례로 의학 교과서에 실릴만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높은 곳에서 추락하지 않는 이상 아이가 일상생활을 하다가 복부 깊은 곳에 있는 췌장이 절단되는 일은 생길 수 없다”며 정인이의 마지막 모습을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 왔을 때 사실상 사망 상태였다”며 “이미 택시 안에서 심정지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에 급박하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정인이는 세 번째 심정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정인이는 또래보다 마르고 작은 몸집에 핏기없이 창백한 몸이 온통 피멍으로 뒤덮여있었다고 한다. 또 장기가 파열돼 흘러나온 혈액으로 배가 빵빵했고 갈비뼈 등 부러진 곳도 여러 곳이었다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영상 캡처


남궁 교수는 “장기가 다쳤을 때 병원에 바로 왔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너무 천사처럼 예쁜 아이가 온몸이 맞아서 퍼렇게 된 모습에 의료진들 모두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봐도 학대인데, 정인이 양모가 보호자 대기실에서 ‘우리 애 죽으면 어떡해요’라며 울부짖는 것을 보면서 의료진은 ‘진짜 악마인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남궁 교수는 지난 2018년 30대 위탁모가 15개월 여야를 굶기고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던 ‘양천구 괴물 위탁모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영상 캡처


그는 “당시 가해자는 ‘제 아이 어떡하냐’며 울었다. 자기가 한 일이 아닌 척 죄책감 없는, 너무 슬픈 부모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궁 교수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 오는 아동학대 피해 아이들은 정인이처럼 전신이 깨져서 죽기 직전 상태로 온다.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다 보니 드러나는 건 소수이고 그나마도 너무 늦게 알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 의무자에 대한 보호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를 하는 경우 익명으로 할 수 있고, 보호하도록 제도는 갖춰놨음에도 신고 이후 신고자의 신상이 알려지고 ‘우리 앤데 왜 이래라 저래라냐’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며 “대학병원 의사들은 나은 편이지만, 동네병원 의료진은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가 가해 부모가 ‘생사람 잡는 이상한 병원이다’라는 소문을 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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