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코로나 백신 지원 이르면 1분기 가능성 (종합)

김동표 2021. 1. 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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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北, 국제단체에 백신 지원 요청"
해당단체 "1분기 중 모든 요청국에 공급"
文대통령 "개도국 백신 보급 적극 노력" 뜻
노동신문은 지난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보낸 친필 연하장을 받은 북한 주민들의 각계 반향을 소개했다. 사진은 평양시 중구역인민위원회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친필 연하장이 실린 신문을 저마다 손에 들고 읽어보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르면 올해 1분기 중으로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비는 자체 백신 개발과 구매가 어려운 저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백신을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코백스(COVAX)' 협의체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단체다.

선진국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방식인데, 92개 저소득 국가 중 86개국이 백신 신청서를 냈다. 북한도 공급 대상국 중 하나다. 다만 가비 대변인은 북한의 백신 신청 여부는 밝히지 않고 "각국의 백신 수요를 산출하고 있으며 곧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가비에 백신 지원을 신청했을 경우, 이르면 올해 봄부터 백신 일부가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

가비 대변인실은 "올해 1분기 중 의료 및 사회복지 근무자들에게 충분한 양의 백신이 1차로 전달되고, 상반기 중 신청 국가 모두에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최근 몇 주 사이 몇몇 유럽 국가 대사관들에 백신 확보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18일 KBS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으로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KBS 화면 캡쳐>

한국 정부도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직접 지원보다는 코백스를 통한 간접 공여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코백스에 참여하고 있는 선진국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백신·치료제의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한국은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11월 KBS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으로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2월 22일 '2030청년과의 온라인 토크콘서트'에서 "언젠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더 많이 개발·보급된다면 서로 나누고 협력해 한반도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종식하면 좋겠다"며 백신 나눔 입장을 재확인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도 주장하는 북한은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경을 봉쇄하는 등 초강력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도 "새해에 들어와서도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를 늦추지 않고 비상방역진지를 철통같이 다지기 위한 방역전을 강도높이 전개해나가고 있다"며 "비상방역사업에서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북한이 '1월 초순(1일~10일)'으로 예고한 북한의 최대 정치이벤트 '노동당 대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의 이번 8차 당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16년 7차 당대회보다 다소 축소해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해 첫날인 1일 북한 평양의 만수대에서 시민들이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한편 8차 당대회 개최 소식은 5일 오전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은 4일 또는 5일을 개최를 예상해왔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1980년 10월 5차 당대회 땐 20일 전, 2016년 5월 7차 당대회 땐 열흘 전 개회일을 공고했다.

당대회가 이미 개최됐으며 단지 북한이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4면 기사에서 "어느 한시도 마음속에서 잊어본적 없는 당 제8차대회가 눈앞에 있다"며 대회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5일 개최될 경우, 관련 소식은 이날 밤늦게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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