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훔쳤지" 담임 추궁에 '전교 1등' 中여중생 극단 선택

박수현 2021. 1. 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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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전교 1, 2등을 한 후 부정행위 의심을 받자 자매 중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이 자매는 재시험까지 치르며 실력을 증명했지만, 주변의 눈초리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쌍둥이 언니인 샤오러(가명·13)는 점심 식사 후 한동안 동생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족에게 알렸다.

자매의 이모는 재시험을 치고 온 날 샤오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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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전교 1, 2등을 한 후 부정행위 의심을 받자 자매 중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이 자매는 재시험까지 치르며 실력을 증명했지만, 주변의 눈초리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랑왕(新浪網) 등 다수 매체는 중국 동부 안후이성 첸샨(潛山)시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샤오이(가명·13)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수백m 떨어진 연못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4일 보도했다. 학교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심을 산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쌍둥이 언니인 샤오러(가명·13)는 점심 식사 후 한동안 동생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족에게 알렸다. 가족은 이웃 주민들과 함께 샤오이를 찾아 나섰다. 그날 오후 6시쯤, 샤오이는 집 인근의 연못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쌍둥이 자매는 다니던 중학교에서 과목별 시험을 치렀다. 샤오이는 이 시험에서 수학, 영어, 물리, 역사 등에서 두루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전교 1등을 차지했다. 특히 ‘도덕과 법’ 과목에선 언니 샤오러와 나란히 전교 1, 2등이 됐다. 자매는 각각 100점, 92점을 받았으며 이들을 제외하고 90점을 넘긴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쌍둥이 자매의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의심했다. 교사는 자매의 집에 전화를 걸어 시험지가 사전에 유출된 것은 아닌지 묻기도 했다. 이날 밤 샤오이는 자신의 SNS에 “시험은 제대로 치러졌다. 시험을 잘 본 것이 내 잘못이냐”는 글을 남겼다.

다음 날인 31일 샤오이는 교무실에 불려갔다. 샤오러는 “선생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동생이 교무실에서 울면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교사는 학급 청소시간에 자매를 불러 재시험을 치르게 했다. 재시험에서도 자매는 둘 다 98점을 받아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했다.

자매의 이모는 재시험을 치고 온 날 샤오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교사는 부정행위를 기정사실로 한 채 아이들을 대했다”며 “아이가 상황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샤오이가 숨진 후 분노한 부친은 담당 교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가족이 학교 측에도 사과를 요구했으나 학교장 역시 “안타까운 일”이라고만 하며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논란이 퍼지자 공안 당국은 지역 교육청과의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지역 당서기는 “아이의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 학교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학교는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심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기의 예민한 심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며 교사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박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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