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7승' 수아레즈, 쌍둥이 군단 합류
[양형석 기자]
2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가 2021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1 시즌 함께 할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의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와 총액 6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 40만)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11일 우완 케이시 켈리와 총액 140만 달러, 22일 좌타 거포 로베르토 라모스와 총액 1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마친 LG는 수아레즈 영입까지 마무리하면서 올 시즌 외국인 선수 3명과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
1992년생의 좌완 수아레즈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3년 간 활약하며 통산 56경기에 등판해 7승15패 평균자책점4.66을 기록했다. 수아레즈는 "KBO리그의 명문구단인 LG트윈스의 일원이 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 이번 시즌 잠실야구장에서 팬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너무 기대되고 팀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 모두 함께 코로나를 잘 극복하기를 기원한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주키치-허프, 2% 부족했던 LG의 좌완 외국인 투수
최근 3년 동안에는 우완 투수들로만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했지만 LG는 2010년대 들어 우완 파이어볼러와 제구력이 좋은 좌완 투수로 구성된 외국인 투수의 조합을 추구했다. 중남미 출신의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와 헨리 소사는 2010년대 LG를 대표했던 우완 강속구 투수였다. LG는 소사와 루카스 하렐이 활약했던 2015시즌과 소사와 타일러 윌슨 콤비가 활약한 2018년 이후를 제외하면 꾸준히 좌완 외국인 투수를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활약하며 강속구 투수 리즈와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했던 벤자민 주키치는 LG팬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주키치는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쓰리쿼터와 사이드암 사이에서 나오는 독특한 투구폼을 앞세워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던 독특한 기교파 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KBO리그 첫해였던 2011년엔 이닝 1위(187.2이닝)와 탈삼진 공동 2위(150개)에 올랐을 정도.
LG의 암흑기 끝자락에서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에이스로 활약하던 주키치는 LG가 길었던 암흑기를 끝내고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 받았던 2013 시즌 4승6패6.30으로 부진한 후 퇴출됐다. 주키치는 방출 과정에서 LG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며 다른 팀에서 자신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지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방출된 외국인 투수를 재활용할 팀이 있을 리 만무했다.
LG는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던 2009년 시즌 11승을 기록한 적이 있는 좌완 데이비드 허프를 영입했다. 풍부한 빅리그 경험에 뛰어난 구위, 그리고 강한 승리욕까지 갖추고 있던 허프는 2016년 13경기에 등판해 7승2패1홀드3.13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LG는 풀시즌을 소화한다면 충분히 15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었던 허프에게 2017년 140만 달러의 몸값을 안겨주며 재계약했다.
허프는 2017년 기대대로 2.38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평균자책점 1위(3.04) 라이언 피어밴드보다 훨씬 뛰어난 기록이었다. 하지만 켈리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19경기에서 124.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아무리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라도 꾸준히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면 그 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LG는 계륵이 된 허프와의 재계약을 두고 고민했지만 허프는 일본 프로야구의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이적했다.
빅리그 풀타임 선발 경력의 수아레즈 영입
허프 이적 후 LG는 2018년 소사와 윌슨, 2019년과 작년에는 켈리와 윌슨으로 구성된 우완 투수들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2018년에는 소사와 윌슨이 18승, 2019년에는 켈리와 윌슨이 28승, 2020년에는 25승을 합작하며 LG의 우완 원투펀치는 성공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작년 윌슨이 10승8패4.42로 주춤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1이닝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켈리-윌슨 콤비는 해체됐다.
여기에 LG의 왼쪽 마운드를 지탱해 주던 토종 에이스 차우찬이 작년 시즌 어깨 부상으로 5승에 머물고 말았다.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차우찬은 LG와의 재계약이 유력하지만 올해로 35세의 노장이 된 차우찬이 한창 구위가 좋았던 2017 시즌의 구위를 되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LG는 고민 끝에 수아레즈를 영입하면서 2017년 허프 이후 4년 만에 좌완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고교 시절 9라운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됐다가 대학 진학 후 다시 샌프란시스코에 2라운드로 지명된 수아레즈는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7승13패4.49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 해 선발진에서 탈락한 수아레즈는 2019년 2패5.79로 부진했고 미니 시즌이었던 작년에도 6경기에서 9.2이닝만 소화했다. 결국 수아레즈는 올해부터 LG 유니폼을 입으며 처음으로 동양야구에 도전하게 됐다.
수아레즈는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파워피처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시속 140km 후반의 평균구속을 기록했던 투수인 만큼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위력적인 구위를 뽐낼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빅리그 통산 202.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65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여느 좌완 강속구 투수들처럼 제구에 문제를 보이는 투수도 아니다. 만28세라는 젊은 나이 또한 수아레즈가 가진 무기.
LG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류지현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올 시즌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작년 상위권 팀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 등의 전력이 약해지면서 올 시즌 LG의 기세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LG가 올 시즌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꾸준한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켈리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할 수아레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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