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영하의 밤+언덕+엘베 없으면' 9천원 할증 천태만상 "직접 배달 뛰는 사장님"

이선애 2021. 1.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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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영등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진수(가명)씨는 양손에 배달 음식을 담은 비닐봉투를 손에 들고 배달에 나서면서 이같이 푸념했다.

수원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서형(가명)씨는 "배달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라이더가 요구하는대로 할증비를 줘야 하는데 제대로 된 기준도 모르겠다"면서 "업체 측에 항의를 해봐도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고, 지역별로 업체별로 기준이 다르다보니 하루종일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배달대행업체 교체, 음식점 이전 등의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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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배달대행 기본료 인상
날씨·야간·명절 등 각종 할증 추가 붙어
자영업자 "결국 음식값 인상, 버틸 재간없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새해부터 직접 배달을 뛰고 있어요. 배달대행 기본료가 500원 올랐는데 날씨가 춥거나 눈ㆍ비 등이 오면 할증이 붙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고층이어도 할증이 붙습니다. 이렇게 할증이 추가로 붙으니 배달대행비만 평균 6000원이 나옵니다. 배달대행비를 내고 배달앱 수수료를 지급하고 결제대행료까지 내면 사실 2만원짜리 음식 하나 팔고 고작 몇천원 쥐는 게 현실이에요. 이 시국에 가격을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아 매장 카운트 직원을 뽑고, 직접 배달하기로 했습니다"

배달료, 음식값 30~40% 수준

4일 저녁 영등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진수(가명)씨는 양손에 배달 음식을 담은 비닐봉투를 손에 들고 배달에 나서면서 이같이 푸념했다. 김씨는 "배달대행 서비스도 쓰고 있지만 할증까지 고려하면 배달료가 음식값의 30~40% 수준이라 할증이 많이 붙을 것 같은 지역은 직접 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씨는 "아주 극단적인 상황을 예로 들면, 공휴일에 눈이 오면서 영하 10도로 떨어졌을 경우, 하필 배달가는 곳에 언덕이 있고 주상복합 아파트인데 사용하는 배달대행업체에서 그 지역에 배정한 라이더(배달기사) 인원이 적다고 가정하면 사실 배달대행료가 1만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라면서 "물론 그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배달을 하는 곳이 없을 것인데, 만약 그런 상황의 주문이 들어온다면 어느 식당이든 배달 주문을 소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취소할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새해 벽두부터 전국적으로 배달대행비와 각종 할증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의 신음이 깊다.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ㆍ바로고ㆍ부릉 등은 1일부로 지역별로 차등을 둬 배달비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다. 운영 지역에 따라 인상폭은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200원에서 많게는 1000원가량 대행료가 인상된다. 기본 대행료 거리와 100m마다 붙는 추가 할증요금도 두배 가까이 올르거나 기본 거리를 줄이고 있다. 날씨와 주거형태에 따른 할증도 늘었다. 기존 우천 할증을 비롯해, 보안절차가 까다로운 주상복합 아파트를 비롯해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고층인 아파트와 오피스텔건물 등 종류에 따라 최대 3000원 수준의 할증료가 붙는다.

5명 이상 사적으로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된 4일 점심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음식 배달원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결국은 소비자부담

현장에서는 각종 할증이 다양해지고 인상되는 것에 대해 자영업자들의 신음 소리가 짙다. 구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연철(가명)씨는 "다리를 지나면 바람 때문에 위험하다고, 고층인 경우에는 엘리베이터가 지연된다고, 라이더가 많이 배정된 곳이 아닌 지역인 경우에는 일명 '비선호' 주문이라고, 명절에는 명절이라고 할증이 붙는다"라면서 "온갖 할증이 붙는데, 우리도 주문받을 때마다 할증에 따라 배달대행비가 달라져 혼란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박씨는 "하루에 40건 정도 배달이 들어오는데, 20건 정도는 직접 뛰고 일부 주문은 취소하며 배달대행 사용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결국 최종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북구의 한식당 사장 최지인(가명)씨는 "다리가 불편해 직접 배달도 뛰지 못한다"라면서 "배달비와 앱 수수료 인상에 원재료비와 최저임금까지 올라 버틸 재간이 없어 음식 가격을 올렸다"며 "직접 매장에 와서 포장을 하면 할인을 하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수원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서형(가명)씨는 "배달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라이더가 요구하는대로 할증비를 줘야 하는데 제대로 된 기준도 모르겠다"면서 "업체 측에 항의를 해봐도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고, 지역별로 업체별로 기준이 다르다보니 하루종일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배달대행업체 교체, 음식점 이전 등의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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