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Hello, 헬스] 암과 징후들..①조용한 살인자 '폐암'

권오용 2021. 1.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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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걸려도 증세 거의 없어, 조기 발견 후 수술 시 5년 생존율 70%, 새로운 치료법 나오고 있어 자포자기 말아야
정상인 폐 모습(왼쪽)과 폐암 환자의 X레이. 대한폐암학회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교통사고도, 재해도 아닌 암이다. 암은 인체에서 무제한 번식해 장기를 파괴하는 악성종양으로, 발병하면 ‘시한부 인생’이라고 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치료법이 발전하고 있어 암과의 전쟁에서 무조건 패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암을 빨리 발견하면 할수록 생존율이 올라간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2021년 새해를 맞아 암을 최대한 빨리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과 조기 진단을 중요성에 대해 전문의에게 들어본다. 첫 회로 암 중에서도 사망률 1위 암인 폐암에 대해 살펴본다.

폐암 무증상 제일 많아…조기 수술 시 5년 생존 70%

폐암이 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릴 정도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의 김재열 교수는 “폐암은 무증상이 제일 많다. 암이 진행되기 전까지 증세가 거의 없고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각각의 폐암들은 자라는 속도나 모습도 다르다. 같은 조직형의 폐암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면역 및 영양 상태 등에 따라 천천히 자라다가 갑자기 빨리 자랄 수도 있고, 아주 큰 폐암이 될 때까지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며 “증상이나 증후가 나타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폐암은 조기 발견 시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70%가 넘는다. 수술은 암세포가 작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인 경우 1, 2기와 3기 일부에서 수술이 가능하다. 1기라고 해도 노약자나 심폐 기능이 약한 경우에 수술보다는 근치적 방사선 치료를 고려한다.

최근 최소 침습적 방법인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해 수술할 수도 있다. 가슴에 3~4개의 작은 절개부위를 통해 비디오 흉강경 모니터를 보면서 내시경용 수술기구로 수술하는 것으로, 비교적 초기 폐암 환자에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늦게 발견돼 수술이 가능한 상태는 전체 폐암 환자의 15%에 불과하다. 그래서 페암의 치료 결과가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은 것이다.

흡연자, 객담+객혈 시 검진받아야

폐암 발견이 어렵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폐암 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폐암에 걸리면 자주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혈담·객담·호흡곤란·체중감소·흉통 등이다. 피로감·목쉼·연하곤란(음식물 삼킴 장애) 등도 있다.

폐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에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전이된 뼈 부위의 통증, 뇌 전이에 의한 두통, 어지러움, 척추 전이에 의한 하지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침·가래가 2주 이상 지속하거나 가래에 피가 묻어나올 때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재열 교수는 “흡연할 경우에는 만성적으로 끈적끈적한 객담을 동반한 기침이 늘 있기 때문에 기침이 간과되기 쉽다”며 “이럴 경우에는 평상시와 다르게 기침의 빈도나 강도가 심해졌거나 객담의 모양이 변했을 때 의심해야 하고, 객혈을 동반하였을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폐암 진단에는 객담이나 단순 방사선 사진, 전산화 단층 촬영, 기관지 내시경, 양전자 단층 촬영, 수술적 생검 등의 도구가 이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진단적 기술이 적용되는 이유는 그만큼 진단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처음 모든 검사에서 폐암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일정 기간을 두고 기본적인 필수 검사들과 신체검사를 반복하면서 관찰해야 양성과 악성이 구별되는 숨어 있는 폐암도 있어 의사의 진찰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항암치료 받으면 바로 사망?…“자포자기 말아야”

폐암 조기 진단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은 흡연자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담배는 니코틴의 혈중 농도를 유지하려는 뇌의 강한 작용이 있기 때문에 쉽게 끊지 못한다. 여기에 담배는 구강에 잘 흡수되지 않아 폐 깊숙이 들여 마셔야 해서 담배 연기 내의 발암 물질이 폐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다.

담배 연기에는 대략 40여 종의 발암 물질과 4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있다. 이런 물질들이 세포 내로 들어가 유전자를 파괴하거나 변형시켜 암세포가 발생한다. 암세포는 암 조직으로 발전하고 종양이 되어 구조적으로 폐를 파괴하고, 피나 림프관을 타고 원격 전이를 일으킨다.

간접흡연을 해도 발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흡연자의 배우자에서 폐암의 발생은 24%가량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폐암 환자의 가족에서 폐암이 발생할 위험도 1.3배 내지 5.3배 정도나 된다.

김재열 교수는 “폐암 환자의 90% 이상이 흡연 경력이 있으며 특히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울수록 발병 가능성과 폐암 사망률이 높다”며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가족 중에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암이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치료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암이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하게 되는데 최근 부작용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효과를 높이도록 고안된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1차 항암제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사용되고 있다.

많은 양의 방사선을 암 부위에 쏘여 종양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사선 치료로 새로운 방법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호흡동기 방사선치료, 영상유도 방사선치료,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체부정위적 방사선치료법 등이다.

김 교수는 “‘폐암으로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으면 바로 사망한다’는 말씀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폐암은 예후가 췌장암 다음으로 나쁜 고형암(고체로 된 장기에 생기는 암)이지만, 최근 표적항암치료·면역항암치료 등으로 예후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포자기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하면 최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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