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팬데믹의 어둠을 깨우는 첫 새벽의 소네트여!

코로나 팬데믹의 검은 안개가 자욱한 중에도
여전히 동해에서는 붉은 태양이 장엄한 몸짓으로 솟구치고
그 새해의 일출은
신비로운 에덴동산에서 비추던 심원의 빛으로,
생명나무 꽃향기로 번져가게 하며
황홀한 태양의 눈동자는 우리 안에 시들어버린
희망의 화롯불을 다시 살아나게 하여
곧 자욱한 팬데믹의 안개를 사라지게 하리니
이제 우리 모두 2021년의 찬란한 일출과 함께
지난해의 절망과 비난, 혼란과 분열의 비가(悲歌)를 그치고
다시 하늘순례자의 발걸음으로 신발끈을 동여매며
어둠에 잠긴 산을 넘고 절망의 협곡을 지난 후
새벽 하얀 서리 내려앉은 강물 소리를 따라
가슴 벅찬 희망과 화해의 행진을 시작해야 하리라
어두울수록 별은 빛이 나고
절벽 끝에 피어난 꽃은 잔인할 정도로 향기를 발하나니
지난해 거친 광야의 절망과 어둠의 시간을 이겨내고 맞은
우리의 새해는 더욱 더 눈부신 꿈으로 빛나야 하리니
주여, 2021년은 팬데믹 절망과 잿빛 저항을 물리치고
새로이 비상하는 원년이 되게 하소서
민족의 들녘에 상처를 조장하는 파괴적 외침은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를 연모하고 그리워하는
세레나데의 소리가 메아리치게 하소서
길을 잃은 청춘의 별들과 불 꺼진 도시의 텅 빈 거리
도탄에 빠져 신음하는 상처 입은 꽃들의 눈물을 닦으며
다시, 첫 새벽의 심장 박동을 깨우게 하소서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먼저 가슴을 치며 주의 제단에 눈물을 쏟고
회개와 통곡소리로 신 사도행전의 아리아를 부르게 하소서
아, 2021년 팬데믹의 어둠을 깨우는 눈부신 아침이여
거친 황무지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는 잔인한 생명과 사랑의 소네트여
그 한 중심에서 다시 한 번 세계 위로 비상할
무지갯빛 높고 푸른 한국교회의 푸른 나래여!

소강석 목사 (시인·한교총 대표회장·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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