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호텔·발전소에 투자한 증권업계 7.5조 손실 위기
코로나로 직격탄, 손실 눈덩이
개인 투자자들 원금 떼일 수도
국내 증권사가 해외 유명 호텔이나 발전소 등에 투자했다가 7조5000억원의 손실을 낼 위기에 놓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증권사의 투자 손실액은 더 불어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22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지난해 4월 기준)는 48조원(864건)으로 집계했다고 4일 밝혔다. 해외 부동산에는 23조1000억원, 항만·철도 등 특별자산에는 24조9000억원이 투자됐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증권사들이 전통적인 투자처(주식·채권)에 벗어나 해외 오피스·호텔·항만 등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투자액의 15.7%인 7조5000억원이 부실 징후가 있는 ‘요주의’나 ‘부실’ 상태였다. 증권사가 개인이나 법인 고객에게 판매한 금융상품 중에선 4조8000억원,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 중에선 2조7000억원이 부실 징후 자산으로 분류됐다. 금융 당국이 22개 증권사에 대해 지난해 6월부터 석 달간 대체투자 실태를 자체 점검하도록 한 결과다.
일부 투자자는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판매한 금융상품에서 요주의·부실 자산(4조8000억원)의 절반가량(2조3000억원)은 파생결합증권(DLS)이었다. 전체 DLS 발행액(3조4000억원)의 68%에 이른다.

‘제2의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부터 독일 헤리티지 DLS 상품을 많이 팔았다. 독일의 기념물 보존 건물을 사들여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이 원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다수 증권사가 역외펀드를 가져다가 상품(DLS)을 만들 때 투자처(기초자산)에 대해 꼼꼼하게 현지 실사를 하거나 법률 검토를 거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외 대체투자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증권사의 자산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주로 해외 유명 호텔이나 콘도에 투자했는데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임대료 수익은커녕 원금 상환까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현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이 늦춰져 증권사 대체투자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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