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 열렸지만..K게임 '대박' 쉽지 않다

2021. 1. 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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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진의 취재수첩]

최근 게임 업계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컴투스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가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판호(외국 게임 유통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중국은 사드 이슈가 불거진 2017년 1분기 이후 한국 게임에 신규 외자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약 3년 9개월 만에 한국 게임이 유통 허가를 받은 것이다. 시장은 반색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컴투스 주가는 가파르게 뛰었다. 펄어비스를 비롯해 중국에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인 다른 개발사 실적과 주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외자판호 발급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409억달러(약 44조원)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 규모의 6배 이상이다. 중국에서 게임이 인기를 끌면 실적이 급성장한다. 하지만 빗장이 풀린다고 해서 과거처럼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업체 작품에 비해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판호 발급이 중단된 사이 중국 기업 개발력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중국 업체가 만든 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사례가 많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2020년 12월 말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매출 상위권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작품 중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원신’은 중국 개발사가 만들었다. 중국 게임 퀄리티가 높아진 만큼 소비자 눈높이 또한 높아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중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는 동안 국내 개발사는 인기 IP(지식재산권)를 재탕하고 게임 자체의 재미를 내세우기보다 아이템 판매에 의존해 실적을 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양한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는 등 게임 퀄리티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중국 시장 문이 열려도 예전만큼 쉽게 대박을 터뜨릴 수 없을 것이 자명하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1호 (2021.01.06~2021.01.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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