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곰취, 수박, 사과, 시래기.. 춘하추동 '맛있는 양구'

서승진 2021. 1. 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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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군, 전략적 농업정책 성과
강원도 양구의 사계절은 청정 자연환경에서 자라난 건강한 먹거리로 풍성하다. 이 지역 농민들이 봄 대표 나물인 곰취를 수확하는 모습. 양구군 제공


강원도 양구의 사계절은 맛있다. 봄에는 봄내음 가득한 곰취와 아삭한 아스파라거스, 여름엔 달콤한 수박과 멜론, 가을과 겨울엔 사과와 시래기가 입맛을 돋운다. 이들 농특산물은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최고의 맛과 품질로 사랑받는다. 양구군의 전략적인 농업정책과 농민의 땀,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 만든 결과다.

양구의 봄을 대표하는 곰취. 1990년대 초반부터 동면 팔랑리를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전국 최대 산지다. 양구 곰취는 삼겹살을 먹을 때 쌈채소로는 물론 다양한 음식과 풍미가 어울려 봄철 나물류를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수출 효자종목 아스파라거스. 양구군 제공


아스파라거스는 해외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에서 아스파라거스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양구는 2015년 3t을 처음 수출해 소득 1만달러를 기록한 뒤 매년 수출액이 늘고 있다. 지난해엔 19.4t을 수출해 10만4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양구산 아스파라거스가 해외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것과 비교해 단단하고 당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은 단연 수박이다. 양구 수박은 2009년부터 6년 연속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전국 최고 경매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낮과 밤 일교차가 커 당도가 높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과육이 단단하고, 저장 기간이 길어 다른 수박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군은 양구 수박의 최고 품질을 위해 2011년부터 수박 육묘장을 설치해 농가에 육묘를 공급하고, 선진지 견학과 현장학습, 마케팅 전략 등을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달콤한 멜론. 양구군 제공


늦여름 전국에서 가장 달콤한 과일로 명성을 얻는 양구 멜론은 당도가 15~17브릭스에 달하고 식감이 좋다. 저장성도 좋아 도소매 상인과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양구는 고품질 멜론 생산기반을 조성을 위해 2011년부터 유통경쟁력 확보, 인지도 제고를 위한 과채류 명품화 사업을 펴고 있다.

양구 사과는 전국 최고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는 작목으로 부상했다. 대한민국 최북단 지역으로 기온이 낮아 사과재배가 힘들었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이런 변화를 만들었다. 양구에서 사과를 재배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 고품질 사과 생산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양구 사과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2011년 대한민국 대표과실 선발대회 사과 부문 은상, 2014년 탑프로젝트 과수 품질평가 우수상, 2015년 대한민국 대표과실 선발대회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구수한 시래기를 손질하는 모습. 양구군 제공


최북단 마을 펀치볼은 시래기 재배 및 건조의 최적지로 꼽힌다. 일교차가 큰 기후조건과 청정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무를 수확하고 남은 줄기인 무청을 말린 시래기 생산을 위해 무청에 특화된 무를 재배한다. 때문에 무는 버리고, 무청만 사용한다. 양구 시래기는 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비타민 B·C와 미네랄, 철분, 칼슘,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2019년에는 262개 농가가 484.5㏊ 면적에서 1025t을 생산해 15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겨울철 농가소득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곰취·수박·사과·멜론·아스파라거스 5대 전략작목은 재배면적에 비해 소득액이 높다. 곰취는 지난해 58개 농가가 130t을 생산해 13억원, 수박은 264개 농가가 8312t을 생산해 95억8800만원의 소득을 거뒀다. 멜론은 70개 농가가 254t을 생산해 9억6200만원을, 사과는 165개 농가가 3500t을 생산해 105억원의 소득을 각각 올렸다. 아스파라거스는 43개 농가가 180t을 생산해 16억2000만원의 소득을 거뒀다. 990㎡(300평)당 소득액도 곰취 875만원, 수박 600만원, 멜론 745만원, 사과 540만원 등으로 높아 재배 농민과 면적이 매년 늘고 있다.

조인묵 군수
“새로운 작목 발굴·지원, 부가가치 높일 것”


"양구 농업은 부의 창출이 가능한 사업입니다. 새로운 작목 발굴과 지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여가겠습니다."

조인묵(사진) 양구군수는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생산시설의 현대화 첨단화를 통해 품질향상, 생산비 절감, 기후변화 대응, 소비자 성향에 맞는 고품질 명품 농산물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1996년부터 시설재배를 집중 육성해 밭농업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원예작물을 생산하는 변화에 성공했다"며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농업환경 개선 사업이 멜론, 수박 등이 지역특화품목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부가가치로 자리 잡은 농산물에 대한 지속적 품질관리, 마케팅 강화와 향후 새로운 대체작목 발굴이 중요하다"며 "시장의 변화를 읽고 농업인과 지속적 소통을 통해 양구 농산물의 위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양구군은 명품 농산물 육성을 위한 정책 발굴과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시래기 융복합산업 육성, 내한성 사과 묘목 생산을 위한 종자 산업 구축, 새로운 유통망 구축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조 군수는 "지속적으로 소득을 향상하고 살기 좋은 농촌으로 발전하도록 앞으로도 농업정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겠다"며 "발굴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작목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도록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온라인거래 확대, 스마트농가 시범사업과 기후변화·병충해에 강한 작물연구 등 첨단 농업환경도 중점 육성할 것"이라며 "농업이 국가의 근간이자 미래산업의 원천이 되도록 소득창출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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